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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생보사, 주식 등 위험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 구성… 올 1분기 국공채와 회사채는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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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생보사, 주식 등 위험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 구성… 올 1분기 국공채와 회사채는 줄여

해외채권은 원화채권 대체제로서의 역할에 한계… 국내 장기금리 상승 우려도 확대

그래픽 디자이너=노혜림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 디자이너=노혜림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은 올해 1분기 주식 등 위험자산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국공채와 회사채 등 채권 투자 규모를 전년 동기에 비해 다소 줄인 것으로 조사돼 다소 공격적인 자산운용 형태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생명보험협회와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아 국내 영업 중인 25개 생명보험사의 올해 1분기 말 총 유가증권 투자액은 477조3571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449조575억원에 비해 6.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가증권 가운데 주식은 전년의 25조4544억원에 비해 올해 1분기 34조6880억원 규모로 36.3%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1분기 말 국공채 투자는 278조7858억원으로 전년 동기 281조5921억원에 비해 1.0% 줄었고 회사채 투자는 43조91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8조445억원 대비 8.6% 감소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생명보험사의 올 1분기 운용자산 포트폴리오의 특징은 유가증권 중 해외채권을 포함한 채권자산 수요가 급감했다는 점”이라며 “유가증권 자산 배분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생명보험사가 보유한 유가증권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은 채권자산이고 이 중 약 80%가 원화채다.

2016년 이후 자산배분 변화를 보면 원화채 투자 규모가 감소하는 가운데 해외채권이 이를 대체하는 모습이었는데 올해는 원화채권과 해외채권이 같이 급감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 연구원은 지적했다.
2015년과 2016년 생보사의 채권 투자 동향을 원화채와 해외채권으로 구분해보면 2015년에는 국내채권에 약 30조원, 해외채권에 약 16조원을 순투자했으나 2016년에는 국내채권 순투자 규모가 1조원 미만으로 급감하고 해외채권 순투자 규모는 약 29조원으로 증가했다.

강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운용자산 배분을 살펴보면 국내채권의 경우 약 3조2000억원가량 순상환되며 축소 기조가 이어졌고 해외채권 순투자 규모는 6500억원에 그쳐 작년 대비 급감했다”면서 “작년에는 해외채권이 원화채권의 대체재로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분기별 평균 해외채권 순투자 규모가 약 7조4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올 1분기 중 생보사의 신규 해외채권 투자는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위험자산인 주식과 수익증권 순투자 규모는 평년 수준을 상회했는데 이는 1분기 생보사의 자산 배분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자산 배분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초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내 3회 이상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강 연구원은 “올 1분기 미국채권에 대한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이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채권자산 매도 포지션이 매수 포지션을 압도했다”면서 “생보사 역시 이러한 시장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으며 연준의 정책 스탠스를 확인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1분기 생보사의 자산배분 변화 가운데 작년에 순상환됐던 수익증권(펀드) 투자는 1분기에만 2조8000억원의 순투자를 기록했고 주식 역시 작년 분기 평균 순매수 규모보다 약 1조원가량 더 투자됐다.

작년 11월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기점으로 주요국 증시가 상승하며 유가증권 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수요가 이동한 것도 생보사의 자산배분에 영향을 줬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20일 50년물 국고채 발행 계획 발표에서 송언석 당시 기재부 차관의 ‘수익률 곡선 정상화’ 발언이 알려지며 정책당국이 장기물 발행 비중 조절을 통해 장기금리 상승을 유도한다는 우려가 확대됐다.

결국 생보사 입장에서는 미국 FOMC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 및 위험자산 선호와 더해지며 장기 원화채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강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는 그동안 악재요인이었던 가파른 연준의 금리인상 우려와 장기물 수급 부담이 상당부분 완화됐다”면서 “한-미 금리 스프레드가 충분히 크지 않은 가운데 환헤지 코스트를 감안하면 원화채권을 중심으로 채권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