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10.19엔에 거래를 시작한 엔화환율은 오후 3시 3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34엔(0.31%) 하락한 109.85엔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10시 50분께는 한때 달러당 109.71엔까지 환율이 떨어지기고 했다. 엔화환율 하락은 엔화가 달러화에 강세를 보인다는 의미로 원/엔 재정환율 상승을 뜻한다.
이어 시장에서 금융정책 정상화에 적극적인 강경파의 입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된 7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위원들이 ‘조만간’ 보유자산 축소를 발표하는데 동의했지만 일부 위원들은 물가 반등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연준 내부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노무라증권은 “저물가는 일시적이라고 말하길 기대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저물가 장기화가 연준의 금리인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사록 발표 후 50% 수준이었던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40%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신문은 투자자들의 과반이 ‘연내 금리인상 보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유로존의 출구전략 기대감도 축소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오는 24일 시작되는 잭슨홀 정례회의(잭슨홀 미팅)에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금융정책 관련 메시지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주요 외신 보도 때문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출구전략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잭슨홀 미팅에서 금융정책 발언은 물론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축소) 언급도 없을 것으로 전망되자 시장의 실망이 커지고 있다.
드라기 총재가 긴축신호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이날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일시적으로 유로 매도 움직임이 일었다.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1.1767에 거래를 마감한 유로-달러 환율은 현재 0.0007달러(0.07%) 상승한 1.1774달러에 거래 중이다. 유로-엔화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33엔(0.25%) 하락한 129.32엔에 거래됐다.
니혼게이자이는 “달러당 109엔대 후반에서 수입업체들을 중심으로 엔화 매도·달러 매수 주문이 나오고 있지만 엔화가치를 크게 하락시킬 정도는 아니다”며 일단 위험 상황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미즈호은행은 ECB의 입장이 확실해지지 않는 이상 엔화환율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모색하는 중에도 “금융완화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일본은행의 입장에 변화가 감지될 경우 엔화 약세는 물거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ECB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면서 시간을 두고 금리인상 기회를 엿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주 드라기 총재의 잭슨홀 발언에 쏠리고 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