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영업 개시 한 달째인 27일 오전 7시 기준 계좌 개설 수는 총 307만건, 입출금 예금 및 적금을 포함한 수신액은 1조9580억원, 대출 실행 금액인 여신은 1조4090억원을 기록했다. 체크카드 발급 신청 건수도 216만건에 달했다.
특히 일반 시중은행들이 해외송금 수수료를 과감히 낮추고 비대면 거래를 강화하는 등 플랫폼 전반을 걸쳐 개선하게 한 것은 카카오뱅크의 덕분이다.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우리은행은 카뱅의 파격적인 해외 송금 정책에 맞서 올해 말까지 비대면 해외 송금 수수료를 500달러(USD) 이하는 종전 1만500원에서 2500원으로 내렸고 KB국민은행은 모바일 뱅킹 앱 '리브(liiv)'를 전면 개편해 간편대출 기능과 공인인증서가 필요없는 외국인 간편 송금 환전 서비스 등 고객 편의를 도모한 기능들을 대폭 추가해 '모바일 지갑'으로 탈바꿈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디지털 채널본부를 새로 만들어 모바일 채널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분명 효과는 있다. 시중은행들도 인터넷전문은행들만 아니었다면 혁신하지 않았을텐데 이들의 등장으로 많이 변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개선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수익성’이다. 차별된 서비스 없이 금리와 수수료 등 가격으로만 경쟁하면 적자는 누적될 수밖에 없다.
일반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깡통계좌’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계좌 개설만 해놓고 사용하지 않는다면 은행 측에는 분명 손해다.
일단 고객이 통장을 개설하면 은행은 데이터 관리와 체크카드 발송 등에서 비용이 든다. 예를 들어 카드 발급을 신청한 고객이 100만명이라 했을 때 발급 비용이나 우편 발송비 등에 드는 비용을 5000원 정도로만 잡아도 이미 50억원을 기본 관리비로 지출한 셈이다. 이들 계좌에서 거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회수할 수 없는 돈이다.
대출 먹통이나 너무 느린 고객 응대 서비스도 개선해야 할 시급한 과제다.
카카오뱅크의 신용 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먹통 현상은 출범일부터 현재까지 계속돼 이용자들을 상당히 불편하게 하고 있다. 대출상품 조회 및 실행에 걸리는 시간도 평균 10분이라고 하지만 대다수 고객들은 평균 3~4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카카오뱅크는 지난 7일부터 고객센터 인원을 200명에서 290명으로 늘렸고 현재 500명 규모의 제2고객센터 증설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대출 트래픽이 유관기관들의 처리 용량을 넘어서고 있다”며 “국내 전 금융기관의 안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카카오뱅크와 대외 유관기관들이 시스템을 증설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