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김기자의 철(鐵)렁] 포스트차이나 공급과잉 '2차 철강대전' 엄습

공유
4

[김기자의 철(鐵)렁] 포스트차이나 공급과잉 '2차 철강대전' 엄습

[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글로벌 철강산업은 중국의 감산에 힘입어 공급과잉의 늪에서 벗어났다. 철강 가격은 지난해 초 대비 50% 이상 올랐고, 수익성도 매우 높아졌다.

이를 토대로 주요 철강기업들의 주가도 승승장구했다.
포스코는 2015년 말 16만6500원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 11일 종가기준 31만5500원으로 무려 89.5%나 올랐다. 같은 기간 동국제강은 78.3%, 세아제강은 73.6%의 상승를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5.9%에 그쳤지만 현대·기아차에 대한 중국 사드보복 충격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호조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중동이 중국에 이은 공급과잉의 진원지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7월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중동에서는 2017~2019년 2306만 톤에 이르는 설비가 가동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 기간 765만 톤의 추가적인 증설 계획이 수립될 것으로 예측됐다.

늘어나는 수요는 턱없이 부족하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올해와 내년 중동에서 370만 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증대되는 생산능력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잉여물량은 결국 글로벌 시장에 뿌려지게 된다. 실제 이란의 경우 작년 순수출국으로 전환됐다. 2025년까지 수출량을 2500만 톤으로 늘리겠다는 목표까지 세웠다.

OECD가 지난 7월 발표한 글로벌생산능력 보고서이미지 확대보기
OECD가 지난 7월 발표한 글로벌생산능력 보고서

중동뿐이 아니다. OECD는 같은 기간 아시아에서 782만 톤의 설비 증설이 완료되고, 3395만 톤에 이르는 추가적인 설비 가동 계획이 세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CIS에서도 421만 톤이 건설되고 765만 톤 규모의 투자 계획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아프리카는 398만 톤, 340만 톤씩이다.

이로써 전 세계적으로 3967만 톤 규모의 설비가 3년 내에 건설되고, 5452만 톤의 신규 계획이 수립될 전망이다.

글로벌 철강 전문가들은 철강 수요를 충족하고 기업들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생산능력을 16억3000만 톤 정도로 보고 있다. OECD 보고서 기준 2016년 생산능력은 23억8000만 톤이다. 잉여물량이 7500만 톤에 이르는 것이다.

중국은 여전히 공급과잉의 뇌관을 안고 있다.

작년 초 2020년까지 1억~1.5억 톤의 설비감축안을 세우고, 올해는 1200만 톤의 불법강재 생산설비를 퇴출시켰다. 조강생산량은 이 같은 구조조정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7월과 8월 2개월 연속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내수가 조금만 흔들려도 시장에 쏟아져 나올 물량은 실로 막대하다.

우리나라 철강 기업들은 누가 뭐라 해도 기술력으로 세계 No1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이 그러했듯 신흥 강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가해지는 충격은 결코 약하지 않다.

중국의 공급과잉은 2010년 이후 글로벌 철강사들을 수렁으로 빠뜨렸다. 다시 다가올 공급과잉에 따른 2차 철강대전을 염두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