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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동양생명, 주가하락 과도한 수준…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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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동양생명, 주가하락 과도한 수준… 무슨 일이?

올 3분기 순익 391억원, 전년동기비 40.9%↓… 육류담보대출 사기와 대주주 리스크로 잉여현금흐름도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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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동양생명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동양생명의 주가가 맥을 못추리고 있다.

동양생명은 동종업체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ING생명 등의 주가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것과는 달리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동양생명의 주가는 25일 종가 8000원으로 지난해 12월 16일의 고점 1만4000원에 비해 42.9%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동양생명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39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0.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동양생명의 올 3분기 일시납 저축보험 매출을 3000억원으로 가정해 매출감소가 예상되며 육류담보대출과 관련해 기충당금을 제외한 익스포저 200억원 중 100억원의 충당금 전입을 가정했다.

동양생명의 3분기 위험손해율은 77.7%로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2.2%포인트 개선되지만 투자수익률이 3.5%로 전년동기 대비 0.1%포인트 소폭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동양생명의 연간 순이익 추정치를 2017년 2144억원, 2018년 210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시장금리 상승 및 경쟁 심화로 핵심 성장 전략인 방카슈랑스 채널에서의 일시납 저축보험 판매 환경이 열악해졌음을 감안해 매출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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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동양생명

동양생명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별도기준 보험료수익이 1조3306억원, 영업이익 757억원, 당기순이익 576억원을 기록했다. 보험료수익은 전년동기에 비해 15.3% 줄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4.8%, 18.8% 감소했다.

김 연구원은 동양생명의 이익 추정치 하향에 따라 기대 ROE(자기자본이익률)가 하락하게 되고 대주주 리스크 등을 고려해 동양생명의 가치를 하향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최근의 주가 하락은 기대 ROE 하락을 감안하더라도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동양생명의 2017년 배당성향을 35.6%로 가정 시 동양생명의 기대 배당수익률은 6.2%로 배당 매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동양생명은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안방(安邦)보험을 사정 대상에 올려놓고 해외자산 매각을 명령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 보험업계 3위인 안방보험은 최근 몇 년간 해외 M&A(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는데 안방보험 자회사인 안방생명보험은 한국에서도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을 잇따라 인수한 바 있다.

특히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2021년 새 회계기준(IFRS17) 적용을 앞두고 자본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어 있는 상태다.

동양생명은 과거 금리 인상기에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은 것으로 알려져 역마진 상황을 고스란히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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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동양생명, SK증권

안방보험은 올 3월 제3자배정 방식으로 동양생명에 5283억원을 증자했다. 업계에서는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에 대해 조 단위의 자금을 추가 투입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동양생명은 수입 육류를 담보로 돈을 빌려줬다가 사기에 휘말려 큰 손해를 입으면서 유상증자 효과가 반감됐다.

지난해 동양생명은 전체 육류담보대출금 3800억원 중 연체된 2662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했고 별도기준으로 442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냈다.

동양생명이 대주주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동시에 올해 상반기 잉여현금흐름(FCF)도 지난해보다 나아지지 않았다.

동양생명은 올해 6월 말 현재 별도기준 잉여현금흐름이 85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말 수준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동양생명의 잉여현금흐름은 지난해 1분기 1조428억원, 2분기 1조7113억원, 3분기 2조5958억원, 4분기 3조9053억원을 나타냈다. 올해 1분기에는 5761억원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동양생명의 주가는 안방보험 대주주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된 후에 상승 곡선을 타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