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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전수조사에 숨죽인 금융권… 강도 높은 검찰 조사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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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전수조사에 숨죽인 금융권… 강도 높은 검찰 조사 예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 27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 채용비리 관련 관계장관 긴급간담회’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이미지 확대보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 27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 채용비리 관련 관계장관 긴급간담회’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글로벌이코노믹 김진환 기자] 정부가 채용비리를 엄단하기 위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공직유관단체 등 1100여 곳에 대한 전수 조사와 관계자 엄중 처벌을 밝힌 가운데 금융권도 채용비리 조사에 본격 나섰다. 공공기관 채용비리 중심에 금융권이 포함된 만큼 강도 높은 수준의 조사가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금융공공기관 7곳의 지난 5년 간 채용비리를 전수 조사한다.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예탁결제원 등 7곳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주부터 은행별로 자체 감찰을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은 11월 말까지 감찰 결과를 받아 문제가 있다면 검찰 조사도 의뢰하겠다는 입장이다. 채용비리 외에도 채용과정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1월 초 금융감독원과 TF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채용비리를 점검할 것이다”며 “조사 결과가 정리되는 대로 기획재정부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일 금융 공공기관장과 금융권 협회장 등을 불러 채용문화 개선을 위한 간담회도 열기로 했다.

채용비리 의혹의 중심에 있는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전체에 대한 현장 점검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과 심상정 의원실은 우리은행으로부터 자체 감찰 결과 및 개선 방안을 지난달 27일 보고 받았지만 내용은 부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국정감사에서 심 의원은 “우리은행이 제출한 감찰 보고서는 채용비리를 부인하는 추천인들의 ‘변명보고서’에 가깝다”며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로 개혁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우리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히며 “은행권 전반이 자체적으로 비리를 조사해 11월 말까지 개선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 채용비리는 금감원과 우리은행의 비리 의혹이 감사원과 국정감사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공분을 자아냈다. 금감원은 합격 인원을 늘리거나 계획에 없던 평판조회를 도입해 합격자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농협금융지주 본점의 김용환 회장 집무실과 자택, 김성택 수출입은행 부행장 사무실 등 8곳을 동시 압수수색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추천 리스트를 만들었다. 여기에는 국정원 직원 자녀부터 금융감독원의 임원, VIP 고객 등 고위층 자녀 16명이 포함됐다. 이들이 전원 합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김진환 기자 gba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