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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하이투자증권, 4500억원 상당에 DGB금융지주 품으로 넘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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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하이투자증권, 4500억원 상당에 DGB금융지주 품으로 넘어가

지난해 EBITDA로 기업가치 1864억원 추정… 현대중공업그룹 희망 매각가격 대폭 낮춰

자료=금융감독원, 하이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자료=금융감독원, 하이투자증권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오랫동안 매물로 나와 있었던 하이투자증권이 새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DGB금융지주는 이사회에서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2%와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과 현대선물을 합쳐 4500억원 상당에 인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DGB금융지주는 9일 하이투자증권 최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3조5100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경영개선계획을 발표하면서 하이투자증권 매각 방안을 포함시켰다. 현대중공업은 당시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통해 6000억~7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이 1500억~2500억원을 밑지면서라도 하이투자증권을 넘기려 하는 데에는 공정거래법상 현대로보틱스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하이투자증권을 가능한 한 빨리 떼어내야 할 형편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하이투자증권에 쏟아부은 돈이 적지 않지만 손해를 보면서 팔지 않으면 안될 절박한 사정을 보여주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최대한 빠른 시일내 M&A(인수합병)를 원하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9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인수가의 10% 가량을 계약금으로 지불한 뒤 금융당국에 자회사 편입 승인 신청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DGB금융지주는 박인규 회장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인수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박 회장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올 7월까지 대구은행 간부급 직원 5명과 함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동안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이 어려웠던 요인으로 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의 매각 지분이 많고 리테일 부문에서의 적자 등을 꼽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현재 자본금은 2006억8647만원)으로 주식 총수가 4억137만2942주애 달한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분 85.32%인 3억4243만7628주를 보유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실적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수익 7756억원, 영업이익 164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을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2년 46억원, 2013년 -8억원, 2014년 331억원, 2015년 423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이투자증권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한 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영업이익 164억원에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를 합한 69억원을 더해 233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하이투자증권 매각에서 가장 불리한 점은 최근년도의 실적이 저조해 EBITDA가 낮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하이투자증권의 EBITDA에 일반 업계 평균의 EV/EBITDA(기업가치/EBITDA) 8배수를 적용하면 기업가치가 1864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하이투자증권의 2015년 EBITDA는 영업이익 423억원에 감가상각비 및 무형자산상각비 64억원을 합한 487억원 규모다. 여기에 EV/EBITDA 8배수를 적용한 2015년 기업가치는 약 3896억원 상당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EBITDA 방식에 의한 하이투자증권 기업가치가 4500억원을 밑돌고 있지만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려는 DGB금융지주가 강한 의욕으로 프리미엄을 얹어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절박한 지주회사 요건 성립과 DGB금융지주의 내부 사정 등이 서로 얽어져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이투자증권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오랜 매각 과정에서 3년간 200여명의 임직원이 구조조정 되고 20여개의 점포가 통폐합 되는 아픔을 겪었다”면서 “DGB금융지주는 5년 고용 보장과 함께 단협 승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