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M&A] 한라시멘트, 아시아시멘트로 넘어간 이후에는?

공유
5

[M&A] 한라시멘트, 아시아시멘트로 넘어간 이후에는?

시멘트업계 구조조정 사실상 마무리… “가격경쟁이 종결되는 계기가 될 것”

자료=금융감독원, 한라시멘트이미지 확대보기
자료=금융감독원, 한라시멘트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시멘트업계의 마지막 대형 매물로 꼽혀온 한라시멘트가 아세아시멘트로 넘어가기 일보직전이다.

아세아시멘트는 한라시멘트 매각과 관련해 독점적 배타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한라시멘트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베어링 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아세아시멘트는 이번 인수전에서 한라시멘트의 차입금 4000억원을 제외하고 인수가격으로 38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 경쟁자들보다 1000여억원 높게 가격을 내걸은만큼 유력한 인수대상자로 꼽힌다.

한라시멘트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이 4707억원, 영업이익 628억원, 당기순이익 6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도에 비해 1.1%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3.1%, 55.2% 급증했다.

한라시멘트의 지난해 재무상태는 자본총계 4661억원, 부채총계 1598억원, 자산총계 6259억원으로 나타났다.

아세아시멘트가 제시한 가격은 EV/EBITDA (기업가치/세금·이자지급전이익) 9~10배 수준으로 시멘트 업계 평균인 6~8배에 비해 다소 비싸 보인다.

그러나 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 인수를 결정한 것은 내륙과 해안의 결합을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세아시멘트는 생산공장이 충북 제천에 있는 내륙사인 반면 한라시멘트는 강원 옥계에 있고 시멘트 전용항구를 보유해 해상을 통해 시멘트 운송료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 인수를 최종 마무리하면 아세아의 시장 점유율은 기존의 7%에서 19.1%대로 배 이상 뛰어올라 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한라시멘트의 강원 강릉시 옥계면 산계리 옥계공장이 안개로 휩싸여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한라시멘트의 강원 강릉시 옥계면 산계리 옥계공장이 안개로 휩싸여 있다. 사진=뉴시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한일시멘트가 인수한 현대시멘트 지분 84.6%의 가격은 6500억원이었고 100% 지분 환산 시 7600억원”이라며 “인수가격 7800억원 수준이라면 합리적 인수가”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한라시멘트의 점유율은 11%, 825만톤으로 현대시멘트 대비 용량이 크다”면서 “게다가 한라시멘트는 희소성 있는 해안에 접한 회사라는 점과 업계 마지막 매물이라는 점에서 프리미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를 최종 인수한다면 아세아시멘트뿐 아니라 업계 전반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아세아시멘트는 그간 점유율 7%로 존재감이 작았고 시멘트 시장에서 영향력을 보이기 어려웠다”면서 “그러나 이번 인수로 아세아시멘트의 점유율은 18%로 단숨에 3위로 올라선다”고 분석했다.

1위는 현대시멘트를 인수한 한일시멘트(22%), 2위는 쌍용양회(20%)다. 성신양회와 삼표시멘트 등이 각각 13~15%로 아세아시멘트의 뒤를 잇는다. 이로써 시멘트 역사상 처음으로 빅3체제로 전환되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1위 시멘트 기업인 라파즈홀심이 진출한 90여국 사례를 보면 1위가 40% 혹은 상위 4사가 75% 이상 점유율을 확보할 경우 시장 상황과 관계 없이 수익을 냈다”며 “과점화될수록 상위사의 가격 결정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를 인수한다면 빅3의 점유율이 60%, 상위 4사 점유율이 75%가 된다”면서 “한국 시멘트 업계도 이합집산에서 탈피해 지루했던 가격경쟁이 종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한라시멘트 매각이 끝나면 그간 인수합병을 통한 시멘트 업계의 구조조정도 사실상 마무리될 것으로 관망하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