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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경제진단] 옐런의 수수께끼와 미국 연준 FOMC· 한국은행 기준 금리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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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경제진단] 옐런의 수수께끼와 미국 연준 FOMC· 한국은행 기준 금리인상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다.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의 금리인상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논란이 제기되고있다. 미국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옐런의 수수께끼가 도마위에 올라와 있다. 미국 연준 FRB 기준금리 인상을 가로막고 있는옐런의  수수께기를 풀어본다. 김대호 박사의 경제진단이다.김대호 박사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동아일보 매일경제 MBN 한경와우TV SBS CNBC 글로벌이코노믹 등에서 기자 워싱턴특파원 경제부장 금융부장 국제부장 해설위원 보도본부장 주필 등을 역임했다. 또 고려대 경영대학과 MOT대학원 미국 미주리주립대 중국인민대 산업경제연구원 등에서 교수로 강의와 연구를 해 오고 있다. 연락처 02-323-7474. 사진은 금리인상은 단행한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의 모습.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다.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의 금리인상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논란이 제기되고있다. 미국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옐런의 수수께끼가 도마위에 올라와 있다. 미국 연준 FRB 기준금리 인상을 가로막고 있는옐런의 수수께기를 풀어본다. 김대호 박사의 경제진단이다.김대호 박사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동아일보 매일경제 MBN 한경와우TV SBS CNBC 글로벌이코노믹 등에서 기자 워싱턴특파원 경제부장 금융부장 국제부장 해설위원 보도본부장 주필 등을 역임했다. 또 고려대 경영대학과 MOT대학원 미국 미주리주립대 중국인민대 산업경제연구원 등에서 교수로 강의와 연구를 해 오고 있다. 연락처 02-323-7474. 사진은 금리인상은 단행한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의 모습.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주필/ 경제학 박사] 한국과 미국이 연이어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옐런의 수수께끼가 금리인상을 저지할 수도 있는 마지막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옐런의 수수께끼를 제기한 곳은 미국 의회다. 미국 상원은 한국시간 29일부터 미국 연준(FRB)의 새 의장 내정자 제롬 파월에 대한 인준 청문회를 시작했다. 이 청문회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원들은 옐런의 수수께끼를 제기하면서 제롬 파월 내정자의 생각을 물었다.
옐런의 수수께끼란 경제가 호황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물가만 오르지 않는 현상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활황기에는 물가가 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호전으로 소득이 늘어나면 경제주체들의 호주머니에는 돈이 증가하게 된다. 그 돈은 유효수요 증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수요가 늘어나면 물가는 오르게 된다. 성장률이 높아지거나 고용이 늘면 인플레이션이 올 소지가 매우 높아진다. 이것이 고전파 경제학의 기본 원리이다.

이 같은 사실은 경제학자 필립스가 1958년 발표한 필립스 곡선의 이론에서도 실증적으로 검증된 바 있다. A W 필립스는 영국의 사례를 기초로 고용이 늘어 실업률이 떨어지면 물가지수의 한 축인 임금 상승률 낮아진다는 사실을 입증해냈다. 1861년부터 1957년까지 근 100년 동안의 시계열자료를 토대로 임금상승률과 실업률 간에 역의 함수관계가 존재한다고 밝힌 것이다. 당시 필립스가 발표한 함수 방정식은 Log(y+0.9)=0.984-1.394x 이다. 여기서 x는 실업률, y는 임금상승률이다. 임금상승률은 물가상승률로 간주할 수도 있다.

필립스 곡선의 함수방정식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실업률이 낮을수록 물가상승률이 높고 그 반대로 물가상승률이 낮을수록 실업률이 높다고 하는 의미이거나 성장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성장과 물가는 따로 논다는 이야기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통화주의자(Monetarist)의 대부로 불리는 미국 시카고 대학의 프리드먼 같은 경제학자는 이 필립스 곡선을 더욱 발전시켜 물가 급등을 막으려면 성장률 하락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프리드먼은 그 정책적 수단으로 금리인상과 통화량 감축을 제시하고 있다.

필립스와 프리드먼의 이 같은 경제철학과 사상은 오늘날 전 세계 중앙은행에 널리 퍼져있다. 미국 연준을 비롯한 오늘날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성장과 물가, 두 지표의 조화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 세상에서 중앙은행의 금융통화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성장과 물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경제학적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 연준은 서브 프라임 사태로 야기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2008년부터 금리를 계속 내렸다.

그러다가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은 2015년 말부터 정책기조를 바꾼다. 그해 12월 무려 9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옐런 의장은 이어 2016년 12월과 2017년 3월과 6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렸다. 그 바람에 한때 0%까지 내려갔던 연준의 기준 금리가 지금은 1.00~1.25%로 높아져 있다.
미국 연준이 정책기조를 바꿔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것은 경기회복으로 성장률이 높아지면서 물가가 급등할 우려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필립스와 프리드먼의 통화주의 이론에 따라 물가가 치솟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것이다.
한국은행 금통위의 금리인상 모습.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은행 금통위의 금리인상 모습.


여기서 한 가지 중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미국의 성장률은 급속하게 높아지고 있는데 물가가 여전히 낮다는 사실이다. 물가 오름세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고 했는데 정작 나타난 지표를 보면 물가가 오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월가에는 오늘날 미국의 바로 이러한 현상 즉 경기 활황에도 물가가 이상하리만치 낮은 것을 옐런의 미스터리 또는 옐런의 수수께끼라고 한다. 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면서 먼저 금리인상을 단행한 재닛 옐런 의장과 연준의 정책을 비꼬는 말이다.

11월 현재 국민소득계정으로 추출한 미국의 소비지출물가 즉 PCE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3% 올랐다. 그동안 연준은 GDP 성장률 2%와 PCE 물가 2%를 금리인상이 필요한 기준점으로 간주해왔다. 그중 GDP 성장률은 이미 기준선을 넘어섰다. 그런데 웬일 인지 물가는 기준선에 한참 미달한 1.3%에 머물러 있다. 물가 1.3%는 결코 과열이 아니다. 디플레를 탈출하는 데에는 여전히 낮은 상승률이다. 성장률이 치솟으면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고 그렇게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연준의 입장이었다.

물가 폭등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금리를 올려왔는데 적어도 공식 지표상으로는 물가가 거의 오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니 수수께끼라고 하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준은 이에 대해 최근의 인플레이션 둔화는 일시적인 것일 뿐 곧 오르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게 말해온 것이 벌써 수년째다.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2012년 4월 이후 계속 연준 물가 목표인 2%를 크게 밑돌고 있다. 그러니 연준의 해명이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의회의 인준 청문회에서도 이 문제가 불거졌다. 리처드 셸비 상원의원은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약한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제롬 파월 의장 내정자는 “성장률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유독 물가만 오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연준도 잘 모르고 있다”고 답변했다. 옐런의 수수께끼를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시인했다.

제롬 파월 의장 내정자는 이날 금리인상의 시점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미국의 GDP 증가율이 올해 2.5%, 내년 2.0~2.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적어도 외형성장 면에서는 금리 정상화의 필요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가에 대해서는 “연준도 잘 모르고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결국 앞으로 미국 금리는 물가 지표에 따라 그 인상 시점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12월 금리인상설이 조금 우세한 편이지만 물가지수 상승률이 1.3%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금리인상을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위해서는 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기준선인 2.0%를 돌파하거나 최소한 곧 돌파할 것이라는 확신을 입증해야 한다. 그것이 필립스 곡선과 프리드먼 통화주의의 가르침이다.

PCE 물가상승률이 2.0% 미만인 지금 같은 상태에서도 금리인상을 단행하려면 경기 활황에도 물가가 올라가지 않는 옐런의 수수께끼부터 풀어야 할 것이다.


김대호 주필/경제학 박사 yoonsk8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