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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세금이야기] 들어봤나요? 창문세, 수염세, 오줌세, 거지세, 소방귀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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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세금이야기] 들어봤나요? 창문세, 수염세, 오줌세, 거지세, 소방귀세 등…

에스토니아는 소의 생리현상에도 소방귀세 도입… 로마시대엔 오줌세도 신설

중세 유럽에서는 주택의 창문에 대해 창문세를 신설해 세금을 거뒀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중세 유럽에서는 주택의 창문에 대해 창문세를 신설해 세금을 거뒀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국민이라면 누구나 세금을 내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나라도 대한민국 헌법 제38조에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며 납세의 의무 규정을 두고 있다.
세금은 국가의 재정정책을 수행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많이 거둘수록 정권의 씀씀이가 나아진다.

박근혜 정부 시절 시행된 담배값 인상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김재원 의원이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리자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은 2년 전 4500원으로 인상했던 담배값을 다시 2500원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담뱃값을 한꺼번에 인상한 건 서민경제로 보면 있을 수 없는 횡포”라며 “담뱃값은 물론 서민에 부담 주는 간접세는 내리고 직접세를 적절히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나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담배값을 인하하는 세제 개편에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은 듯한 분위기다.

세금은 언제나 국민들로부터 조금이라도 돈을 더 걷으려한다는 의구심을 불어넣기에 좋은 사례다.
고대 국가에서 오늘날까지 어떻게든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더 받아내려는 별의별 법안들이 시행된 바 있다.

중세 유럽에서는 부자들이 창문이 많은 좋은 집에 살고 있다는데 착안해 국민이 소유한 집의 창문 수에 근거해 ‘창문세’를 부과했다.

1303년 프랑스의 필립 4세는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세원을 확보한 필요가 있었고 여러 종류의 세금을 신설하면서 창문세를 만들었다.

창문세는 프랑스에서 짧은 기간동안 시행되다 폐지됐는데 영국에서 다시 등장하게 됐다.

1696년 영국은 프랑스와의 9년 전쟁으로 국가의 재정이 고갈되자 윌리엄 3세는 부족한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창문세를 도입했다.

당시 영국인들은 창문세를 피하기 위해 창문 자체를 없애버리기도 해 기형적인 건물이 나타나기도 했다.

러시아의 절대군주인 표트르 대제는 유럽의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강력한 서구화 정책을 펼쳤다. 그는 귀족들의 긴 옷소매를 짧게 하고 긴 수염을 깎기를 강요했다.

러시아 사람들은 수염을 소중히 여겼기 때문에 표트르 대제 정책에 저항했고 표트르 대제는 한 발자국 물러서서 수염을 기를 수 있게 하는 대신 ‘수염세’를 부과했다.

그러자 세금을 내기 싫었던 러시아인들은 수염을 깎기 시작했고 도입 7년 만에 러시아 사회에서 수염은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로마시대에는 오줌세가 있었다.

로마 최초의 평민출신 황제인 베스파시아누스는 네로 황제의 자살 이후 9번째 황제에 즉위하게 된다.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콜로세움을 건설한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최초로 유료공중화장실을 만들고 ‘오줌세’를 신설했다.

오줌세는 공중화장실에 모인 오줌을 수거하여 그것을 사용한 섬유업자들에게 내게 하는 세금이다. 섬유업자들은 양털에 포함된 기름기를 빼기 위해 오줌의 암모니아 성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중국 청나라 시절에는 나라가 법정세금은 아니었지만 피할 수 없었던 세금 아닌 세금인 ‘거지세’가 있었다.

거지 우두머리와 무리들이 돈을 낸 점포나 가정에서 ‘거지표’라고 하는 두 장의 영수증을 주면 거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장사를 할 수 있었다.

이 거지표라는 영수증은 지역 외부에서 들어온 유민들의 구걸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중국 속담에 ‘오랑캐보다 거지가 더 무섭다.’라는 말이 유래했다고 한다.

세계적인 낙농국가들 사이에서 환경보전을 위해 ‘소방귀세’가 논의되고 있는데 유럽의 낙농국가인 에스토니아에서는 소를 키우는 사육농가에 대해 ‘소방귀세’를 부과하고 있다.

소가 풀이나 사료를 먹으면 소화과정에서 방귀와 트림 형태로 메탄이 배출되는데 소에게서 나오는 메탄이 전 세계 온실가스량의 18%를 차지한다는 것. 세금이 소의 자연스러운 생리현상까지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덴마크도 소에서 배출되는 메탄이 지구온난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소방귀세 도입을 추진중이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