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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아직 낫지 않은 후유증… 최순실 청문회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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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아직 낫지 않은 후유증… 최순실 청문회 1년

1년 전 청문회 참석 재계 총수 9명, “재발 방지 최선 약속”

지난해 12월 6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재계 총수 9인.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2월 6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재계 총수 9인.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 총수 9명은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12월 6일 국회에 모였다.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함이다. 이들은 최씨가 주도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했다는 이유 등으로 28년 만에 국회 청문회장에 불려 나왔다.

당시 총수들은 청문회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자금 출연은 대가성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경련의 주도로 자금이 모였기 때문에 큰 뜻 없이 돈을 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책임을 통감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각 기업은 총수들이 청문회장에서 밝힌 것처럼 재단 출연 등 기부금에 대해 더욱 엄격한 기준을 설정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과거 500억원 이상의 기부금에 대해서만 이사회 경영위원회 의결을 거치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청문회 이후인 지난 2월부터는 10억원 이상의 기부금이나 후원금 등을 집행할 경우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미르·K스포츠재단과 같이 더 이상 기부·후원금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전경련 탈퇴 러시도 지난해 청문회 때부터 시작됐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은 청문회장에서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혔다. 당시 구본무 회장은 전경련에 대안을 제시했다.

구본무 회장은 “전경련은 (미국의) 헤리티지재단처럼 재단 성격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각 기업들의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4대그룹 중 LG가 지난해 12월 가장 먼저 전경련 탈퇴 선언을 했다. 이어 올해초 삼성과 현대차, SK 등도 잇따라 탈퇴했다. 포스코와 KT, 에쓰오일도 회원사에서 빠졌다.
주요 회원사의 탈퇴 러시가 몰아치면서 전경련은 대한상공회의소에 재계 대변인 역할을 빼앗겼다. 조직 쇄신안을 마련해 쇄신 작업에 속도를 냈지만 과거 위상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재계 총수들의 청문회가 끝난지 벌써 1년이 지났다.

당시 청문회에서 다뤄졌던 내용은 현재까지 재계에 후유증으로 남아 있다. 해체 위기에 내몰렸던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영향력은 예전만 못하고, 삼성은 잠시 선장을 잃었다. 청문회 악몽이 1년째 재계를 괴롭히고 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