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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롯데손해보험, 자금확충 어려움과 매각 지지부진으로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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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롯데손해보험, 자금확충 어려움과 매각 지지부진으로 ‘이중고’

기관투자가 참여 10억원에 불과, 주관사와 인수단이 나머지 890억원 물량 받아… RBC 비율 20.97%p 증가 효과

그래픽=오재우 디자이너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오재우 디자이너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후순위사채 발행에 기관투자가의 저조한 참여로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는데다 매각 움직임도 지지부진하면서 이중고에 접어들었다.

롯데손해보험은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을 위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지만 기관투자가로부터 외면 당하는 쓰라림을 경험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달 30일 10년 만기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후순위사채 9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로부터 단 10억원의 주문만 들어왔다. 권면이자율은 5.00%이다.

그결과 이번 후순위채의 발행 주관인 KB증권이 296억7000만원, 인수회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이 593억3000만원, 기관투자가 10억원으로 배정되며 청약을 마쳤다.

롯데손해보험 후순위채권의 대거 미매각 해프닝으로 메리츠종금증권 등 인수단이 물량을 대부분 떠안게 된 것은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매각설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대주주가 바뀌게 되면 롯데손해보험의 신용도가 하락될 수 있다는 리스크 때문이다.

후순위사채는 채권 발행기업이 파산했을 때 채무 변제순위에서 일반 채권보다는 뒤지지만 우선주나 보통주보다는 우선한다. 무엇보다 만기가 5년 이상이면 채권 금액의 100%를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보험회사들의 후순위사채 발행에 대한 관심이 높다.

롯데손해보험은 2012년 12월 30일 500억원(이자율 4.98%), 2013년 11월 11일 300억원(이자율 5.19%), 2016년 12월 9일 530억원(이자율 4.50%), 2016년 12월 21일 150억원(이자율 4.50%)의 후순위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롯데손해보험이 이번에 발행한 900억원의 후순위사채는 지난해 발행물량보다 이자율이 0.50% 높은 수준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이번 후순위사채 발행을 위한 제반비용으로 3억8532만원을 지출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이번 사채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900억원을 채권에 투자하여 운용할 계획이며 신용리스크, 금리리스크, 시장리스크의 증가로 RBC(지급여력) 비율이 하향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이번 사채발행 대금이 납입되면 RBC 비율 산출 시 지급여력금액이 2017년 3분기말 기준 20.97%포인트 증가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급여력 비율은 159.14%에서 180.11%로 높아질 전망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이번 후순위사채 발행에서 참패를 당함에 따라 향후 자본 확충에 어려움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주관사 등이 총액을 인수했지만 내년 이후에는 인수 리스크가 이자율 등에 반영될 수 있다.

M&A(인수합병) 시장에서는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이 별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사는 금융자회사를 둘 수 없고 2년 이내에 보유 지분을 처리해야 한다.

롯데손해보험의 최대주주는 호텔롯데로 올해 11월 17일 현재 지분 23.68%(3180만3128주)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호텔롯데가 지주회사로 바꿔지게 되면 언젠가는 팔릴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롯데손해보험의 전신은 1946년 설립된 대한화재해상보험이며 2008년 2월 대주주가 호텔롯데로 넘어갔다.

롯데그룹은 롯데손해보험에 수천억을 쏟아 부었지만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영실적은 순익이 2010년 -91억원, 2011년 128억원, 2012년 -149억원, 2013년 -1억원, 2014년 25억원, 2015년 29억원, 2016년 291억원으로 나타났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