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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이노션 풍부한 현금으로 해외기업 M&A 본격적으로 나선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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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이노션 풍부한 현금으로 해외기업 M&A 본격적으로 나선 배경은?

美 크리에이티브 전문 대행사 783억원에 인수… 9월 말 유동자산 7601억원 달해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미국 헌팅톤 비치 사무실 모습. 사진=이노션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미국 헌팅톤 비치 사무실 모습. 사진=이노션 홈페이지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이노션 월드와이드(이노션)가 세계 최대 광고 시장인 미국에서 M&A(인수합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노션은 미국 현지의 역량 있는 크리에이티브 전문 대행사로 손꼽히는 ‘데이비드&골리앗(David&Goliath, D&G)’을 인수했다.
이노션이 2015년 상장 후 한 뒤 M&A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노션은 올해 9월 말 현재 유동자산 규모가 7601억원에 달한다. 유동자산은 1년 이내에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으로 현금 동원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노션의 유동자산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 307억원 △단기금융상품 4318억원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 2683억원 △기타 금융자산 15억원 △기타 자산 279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노션은 이번 인수를 통해 D&G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D&G는 2016년 매출액이 522억원, 매출총이익이 490억원, 당기순이익 42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D&G의 실적은 2018년 1월부터 이노션의 연결 수익으로 인식될 것으로 보인다.

D&G는 미국 현지 대형 브랜드에 광고제작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D&G는 영화제작사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왕좌의 게임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 최대 프리미엄 유료 케이블 채널 ‘HBO’, 미국 패스트푸드 업체 ‘잭인더박스(Jack in the Box)’ 등의 현지 유명 브랜드의 광고제작 대행을 맡고 있다.

또 지난 18년간 기아자동차 미국판매법인(KIA Motors America)을 대행하며 KMA의 브랜드 파워 향상에도 기여해 왔다.

1999년에 설립된 D&G는 미국 LA 소재 독립 광고 대행사로 데이비드 안젤로(David Angelo) CEO 등 200여명의 임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D&G가 제작한 기아차 쏘울 햄스터 광고는 2009년부터 많은 인기를 끌며 차량에 대한 인지도 제고 및 판매 신장에 크게 기여했고 마케팅 효과 부문의 ‘에피 워어드(Effie Award)’에서 수상한 바 있다.

이노션은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최대 광고 시장인 미국에서 사업 확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노션은 2016년 캔버스 월드와이드 론칭을 통해 미국 시장 미디어 사업에 본격 진출한 데 이어 이번에 D&G를 인수함으로써 크리에이티브·미디어·데이터기반 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형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업계에서도 이노션의 D&G 인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윤상 교보증권 연구원은 “D&G가 연결 대상에 편입되는 2018년부터는 성장의 핵심 축인 미주 지역의 매출총이익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이라며 “이노션의 연결 회계기준 적용시 D&G가 이노션의 2017년 예상 매출총이익의 10%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이노션이 최대 예상 인수 금액 7168만달러(약 783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라며 “2018년 1월 2일자로 50%를 선지급하고 잔여 50%는 2021년까지 4년 동안 계약상 합의된 비율에 따라 실적과 연동해 최종 지급액이 확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노션이 시가총액의 절반에 달하는 보유 현금을 처음으로 활용한 M&A로 실적 가시성이 높다”면서 “해외 역량 강화를 통한 성장 전략,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기대감 등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황성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노션이 D&G 인수로 내년 매출 총이익이 10.9%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9%, 4.3% 늘어날 것”이라며 “이노션이 기조적인 성장은 물론 이번 M&A를 통해 영업 확대 전략을 마무리했다”고 평가했다.

황 연구원은 “해외 부문의 영역 확대와 중국 지역 역성장 폭 축소 등에 따른 호조세가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국내도 평창올림픽에 따른 마케팅 수요 확대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노션의 안건희 글로벌 CEO는 “이번 D&G 인수를 통해 이노션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역량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해외 인수합병과 지속적인 투자로 진정한 글로벌 마케팅 코뮤니케이션 기업으로 거듭 나겠다”고 강조했다.

이노션은 미국의 안정적 사업 기반을 전 세계로 확대 적용해 글로벌 사업 역량과 비전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