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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車, 배터리 '생산·기술'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국내 업계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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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車, 배터리 '생산·기술'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국내 업계 '예의주시'

LG화학과 삼성SDI 배터리. 사진=각 사. 이미지 확대보기
LG화학과 삼성SDI 배터리. 사진=각 사.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의 고객사인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전지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부품 제조사 보쉬(Bosch)는 배터리 셀 생산에 뛰어들 전망이다. 독일 완성차업체 BMW는 차세대 전지인 전고체전지 연구에 착수했다.

유럽 자동차 업체가 ‘기술’과 ‘생산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면서 국내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와 현지언론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부품 제조사 보쉬(Bosch)가 배터리 셀 생산에 뛰어들 전망이다. 폴크마 데너(Volkmar Denner) 보쉬그룹 회장은 “우리는 전기 모빌리티(electromobility)에 수년째 투자해왔다”라며 “2018년에는 배터리 셀을 생산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보쉬가 투자에 나선다면 투자 규모는 최대 200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30년까지 200GWh의 생산능력을 갖추는 게 목표다.

앞서 폭스바겐그룹은 리튬이온배터리 셀 분야에는 2030년까지 500억유로(약 63조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BMW 또한 전기차 배터리 연구 분야에 앞으로 4년간 2억유로(약 2580억원)를 투자한다. 올리버 집세 BMW 이사는 “우리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잠재적 공급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유럽 자동차 업체는 차세대 전지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BMW는 차세대 전지인 전고체전지 개발을 위해 미국의 솔리드 파워와 협력하기로 했다. 솔리드 파워는 전고체전지 개발 업체로 미국 콜로라도 대학에서 스핀아웃(분사·분리)된 기업이다.

전고체전지는 고체 리튬이온배터리로 액체 타입의 기존 전지와 달리 안전성이 뛰어나다. 겉이 단단해 외부 충격이 가해지더라도 기기가 파손되거나 폭발할 위험이 적다. 이에 배터리 업계에서는 전고체전지를 차세대 전지로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배터리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자국 전기차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 있다. 유럽은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LG화학이 폴란드,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가 헝가리에 공장을 짓고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으나 국내 업계들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아직 연구개발 단계이며 실제 배터리를 양산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라며 “전고체전지도 업계에서는 상용화까지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보는 만큼 유럽의 전고체전지 개발이 국내 업계에 당장 타격을 준다고 보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계가 10년 이상 먼저 배터리 시장에 진출하기 때문에 기술 격차는 무시할 수 없다”라며 “특히 배터리는 안전성 확보가 핵심인데 유럽과 국내 업계의 배터리는 안전성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