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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국민은행 속속 드러나는 채용비리… 회장 친척 채용·SKY 뽑으려 면접점수 조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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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국민은행 속속 드러나는 채용비리… 회장 친척 채용·SKY 뽑으려 면접점수 조작까지

은행 “특혜 없다” 반박… 최흥식 금감원장 “검사 결과 정확”

심상정 의원실이 밝힌 하나은행 임원면접점수 조작 실태.이미지 확대보기
심상정 의원실이 밝힌 하나은행 임원면접점수 조작 실태.
[글로벌이코노믹 김진환 기자] 은행권 채용비리 실태가 속속 드러나면서 특정 VIP 자녀와 명문대 중심 채용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일 공개한 ‘하나은행 명문대 출신 지원자 면접점수 조작 관련’ 문건이 파장을 불러왔다.
이 문건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신입행원 채용에 있어 SKY 중심 명문대 출신 지원자 7명의 면접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켰으며, 이를 위해 합격권내 있었던 비명문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의 점수를 내리는 방법으로 합격자를 불합격으로 불합격자를 합격자로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A(서울대 卒)씨의 경우 임원면접점수는 최초 2.00이었지만 면접 후 2.40점을 올려 4.40점으로 합격시켰다. C(연세대 卒)씨의 경우는 3.80점을 4.40점으로 올려 합격처리, E(고려대 卒)씨는 3.75점을 4.80점으로 조정해 합격시켰다.

이 외에 위스콘신대를 졸업한 G씨의 경우는 3.90점을 4.40점으로 올려 합격시키는 등 임원면접 점수 조정으로 불합격자를 합격시킨 사례는 모두 7건이었다.

불합격 7명이 합격자로 둔갑하면서 합격권내 7명은 불합격처리가 됐다.

불합격자 H(한양대 분교 卒)씨는 임원면접에서 4.80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1.30점이 깎이면서 3.50점으로 불합격됐다. J(동국대 卒)씨는 4.30을 받았지만 0.80점이 낮아져 3.50으로 불합격, L(숭실대 卒)씨는 4.20으로 합격권이었지만 0.70이 깍이면서 불합격으로 바뀌었다.

금융감독원이 심상정 의원실에 제출한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잠정결과 및 향후 계획’에 따르면 금감원이 지난 해 12월부터 은행권을 중심으로 채용 비리 실태를 현장 점검한 결과 △KEB하나은행이 13건 △KB국민은행 3건 △대구은행 3건 △부산은행 2건 △광주은행 1건의 채용비리가 밝혀졌다.
발견된 총 22건의 채용비리 형태를 보면 △채용 청탁이 9건 △특정(명문대)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점수 조작이 7건 △채용 전형의 불공정이 6건이었다.

심상정 의원은 배포한 자료를 통해 “불합격 되었어야 할 지원자들이 합격하고, 모두 합격했어야 할 지원자들이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며 “SKY나 외국대학 출신이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면접 점수가 좋아도 조작해 탈락시킨 범죄”라고 비판했다.

하나은행 다음으로 비리 정황이 포착된 국민은행에 대한 시선도 곱지않다. 특히 국민은행의 경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누나 손녀가 대상자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이번 은행권 채용비리에 대해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모두 “특혜는 없다”고 공식 해명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영업점이 입점한 대학과 거래가 있는 대학 출신에 대한 배려로 채용시 감안한 부분은 있지만 점수 조작은 없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측은 “지역할당 대상임을 고려해 채용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은행채용 비리 조사를 주도한 금융감독원은 조사 결과가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1일 한 행사를 마치고 기자들에 질문에 “검사 결과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며 “(채용비리) 문제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채용비리와 관련된 내용을 검찰에 고발조치할 계획이며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경영진 문책 등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김진환 기자 gba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