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회장은 지난해 농협금융지주 사상 첫 연임에 성공했다. 신충식 1대 회장이 취임 3개월 만에 물러났고 신동규 전 회장도 1년 만에 떠났다. 전 금융위원장인 임종룡 전 회장은 1년 8개월을 근무했다. 당시 불과 4차례 만에 임원추천위원회가 종료될 정도로 김 회장에 대한 농협의 신뢰는 투터웠고 기대는 컸다.
김용환 회장 3연임의 가장 든든한 배경은 무엇보다 실적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8598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3210억원 대비 무려 167%가 증가한 금액이다.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분담금인 농업지원사업비를 포함하면 1조1272억원 수준이다. 지주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다.
실적만 놓고본다면 김용환 회장의 3연임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또 농협금융지주의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와의 관계도 무난하다. 문제가 됐던 채용 비리와 관련해서도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큰 이슈를 잘 넘긴 것에 대해 내부 신뢰도 커졌다는 평가다.
농협은 조합원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조합원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곳간을 채워야 한다. 농협의 실탄은 결국 금융계열사의 실적이다. 그러기에 금융계열사의 수장은 확실히 검증된 인물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키를 쥐고 있는 농협중앙회의 셈법은 복잡하다.
이미 금융당국과 지배구조 문제로 갈등을 빚은 시중은행들은 문재인 정부의 코드 인사를 사외이사로 채용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앙회 측에서 코드성 인사를 내세울 가능성도 충분하다. 농협 첫 3연임이라는 점과 행시 23기로 금융권 최고참이란 사실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진환 기자 gba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