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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일본 다이소엔 없고 한국 다이소엔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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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일본 다이소엔 없고 한국 다이소엔 있는 것!

3일 오후 서울시 중구 남산동3가 다이소 명동점 앞 포토존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조선 시대 왕과 왕비, 이몽룡과 성춘향 등신대가 서 있었다. 사진=김형수 수습기자이미지 확대보기
3일 오후 서울시 중구 남산동3가 다이소 명동점 앞 포토존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조선 시대 왕과 왕비, 이몽룡과 성춘향 등신대가 서 있었다. 사진=김형수 수습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김형수 수습기자] 외국인 여행객이 빼놓지 않고 들른다는 관광 필수코스 서울 명동 다이소 명동점. 서울 지하철 명동역 2번 출구에서 90걸음 정도 거리에 있다.

3일 오후 방문한 다이소 매장에서는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외국어가 들렸다. 이를 겨냥한 듯 입구부터 동네 다이소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관광객들이 매장 앞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조선 시대 왕과 왕비, 이몽룡과 성춘향 등신대가 서 있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다이소 명동점은 8층. 규모부터 백화점을 연상케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위층부터 걸어 내려오며 매장을 둘러봤다.

세심하게 상품을 진열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다양한 취향의 고객을 겨냥한 듯했다. 유아용품 코너는 어린이집을 연상케 했고, 장식용 과일 소품 코너는 홀푸즈마켓 과일매대를 보는 듯했다. 3층에는 디즈니, 미니언즈, 헬로키티 등 캐릭터 상품이 늘어서 있었다.

다이소 명동점 매장 캐릭터 상품 매대. 다양한 상품이 외국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저렴한 가격도 장점이다. 1000원대의 상품이 많아 남은 한국 돈을 쓰고 가기에 안성맞춤이다. 사진=김형수 수습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다이소 명동점 매장 캐릭터 상품 매대. 다양한 상품이 외국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저렴한 가격도 장점이다. 1000원대의 상품이 많아 남은 한국 돈을 쓰고 가기에 안성맞춤이다. 사진=김형수 수습기자
다양한 상품이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홍콩에서 온 리사 씨는 기자가 말을 붙이자 딸이 영어를 할 줄 안다며 캐릭터 상품 매대를 구경하던 딸을 불렀다. 어떤 물건을 골랐느냐는 질문에 딸은 곰돌이 푸 캐릭터가 그려진 양말을, 리사 씨는 작은 찻잔을 보여줬다. 리사 씨는 “일본 다이소에는 이런 특이한 물건이 없었다”며 “한국 다이소가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인테리어 소품을 구경하던 스페인인 아프리카 씨도 “근처에 백화점도 있지만, 이곳이 보는 재미가 더 있다”며 “아빠와 친구에게 선물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둘러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저렴한 가격도 장점이다. 1000원대의 상품이 많아 남은 한국 돈을 쓰고 가기에 안성맞춤이다. 일본인 에미코 씨는 “일본에 있는 100엔숍이 생각나서 왔다. 한국 돈이 남아 친구와 아이들 선물을 고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위스에서 가족여행을 왔다는 엘디야 씨의 바구니에는 작업용 장갑이 담겨 있었다. 그는 “오늘이 여행 마지막 날”이라며 “싸지만 품질이 괜찮은 물건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어 한국에서 가본 다른 가게보다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다이소 명동점 1층 엘리베이터 앞에 늘어선 줄. 8층이나 되는 대형매장임에도 7~8인승 엘리베이터 한 대가 전부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린 시간만 5분 46초. 그 뒤에야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다. 사진= 김형수 수습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다이소 명동점 1층 엘리베이터 앞에 늘어선 줄. 8층이나 되는 대형매장임에도 7~8인승 엘리베이터 한 대가 전부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린 시간만 5분 46초. 그 뒤에야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다. 사진= 김형수 수습기자

한편 불편하다는 고객도 있었다. 8층이나 되는 대형매장임에도 엘리베이터는 7~8인승 1대뿐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아니면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계단이 좁아 다른 사람과 마주치면 한쪽 구석으로 몸을 구겨 넣어야 했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린 시간만 5분46초. 이마저도 줄은 선 사람이 많아 탈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일부 사람들의 표정에서는 짜증이 묻어났다.

평일 오후였지만 계산대 앞에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직원은 “명동 앞이라 본래 외국인 손님이 많다. 주말에는 오늘보다 더하다”며 손을 내저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외국인을 많이 보기는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