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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 길소연 기자] 재벌 갑질에 대한 경총 회장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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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 길소연 기자] 재벌 갑질에 대한 경총 회장의 시각

-손경식 "준법정신 필요…대한항공, 국적 항공사 역할" 애매한 답변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대기업 입장 대변일까'

재계 원로에게 최근 벌어지고 있는 대기업 갑질 사태의 고견을 묻자 돌아오는 답변이 애매하다.
해당 기업의 잘못(갑질 의혹)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그동안 국가와 사회에 끼친 기여도가 크다는 건 잘 안다고 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취임 50일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기자들은 손 회장에게 취임 50일 소회부터 앞으로 계획, 노사현안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 냈다.

그중에는 최근 가장 이슈 되는 대한항공 갑질 논란에 대한 물음도 있었다. 재계 원로인 손 회장에게 대기업 갑질 횡포에 대한 고견을 구한 것.

이에 대해 손 회장은 “대한항공 문제는 확실한 내용을 잘 몰라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 “모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준법정신을 발휘해서 법을 잘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이 국적 항공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큰 역할 했다. 조양호 회장이 국가와 사회를 위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점을 생각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이 답변에 앞서 말을 아끼는 태도를 보이긴 했지만, 받아들이기에 따라 대기업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대한항공이 저지른 잘못 보다 평창올림픽 등 국익을 위해 앞장서는 등 잘한 부분을 언급하며 기여도가 크다고 추켜세웠기 때문이다.

손 회장이야 말을 아끼는 차원에서 한 답변일 수 있지만,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대기업 처지를 대변해주는 발언처럼 들린다.

사실 손 회장이 경총 회장직을 맡았을 때부터 역할 치중에 대한 기우가 존재했다.

경총 회장 선임 과정에서 대기업 회원사와 정부 여권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 회장은 취임 후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모든 경영계의 입장을 공정하게 반영하고 노사 현안도 두루 챙기겠다”고 약속했고, 취임 50일을 맞은 지금 손 회장은 약속 이행 중이다.

'뉴경총'을 선언한 손 회장, 관행대로 대기업 입장 대변에만 급급할지 아니면 달라진 경총의 모습을 보여줄 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