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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김영길 KB국민은행 IPS본부장 "재테크의 핵심은 자산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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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김영길 KB국민은행 IPS본부장 "재테크의 핵심은 자산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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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핵심은 자산의 배분입니다.”

김영길 KB국민은행 IPS(Investment Product & Service, 투자상품서비스) 본부장(사진)이 밝힌 재테크의 ‘비법’이다.
김 본부장은 1987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해 고유계정 운용업무를 15년여 한 뒤 프라이빗뱅커(PB)사업부장, PB센터장 등을 거쳤다. 오랜 기간 투자업무를 한 후 자산관리전문가로서도 두 자릿수의 햇수를 보냈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주식 투자자의 오랜 격언이다. 분산을 통해 위험 부담을 줄이라는 것이다. 너무 교과서적인 얘기가 아닐까. 김 본부장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가 야구게임을 할 때 야구는 승률입니다. 한순간만 잘 하는 게 아니라 꾸준히 잘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테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의 등락과 유행만 따라가며 매수매도를 반복하는 것은 길게 보면 정답이 아닙니다.”

사실상 홈런타자가 아니라 안타제조기가 더 낫다는 논리다. 김 본부장은 고액 자산가들과 오래 만나며 깨닫게 됐다고 했다.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곳에 따라가면 실패할 확률이 큽니다. 이미 발빠른 사람들은 큰 이득을 얻은 상태입니다. 돈을 더 벌 확률은 높지 않지요. 언제나 적절하게 자산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것은 오랜 기간 몸에 밴 경험입니다.”

은행에서 자산관리를 하는 사람은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 특히 PB에게 원금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 성향에 맞게 적절하게 상품을 선정하고 위험자산을 일부만 할당하는 겁니다. 시장을 다 볼 수는 없어요. 결국은 현금과 부동산을 적절히 나누고 분산해서 공격적인 투자도 조금씩 해주는 게 정답이고 원칙입니다.”

KB금융그룹은 올 초 케이봇쌤(K·B·otSAM)을 출시했다. 케이봇쌤은 KB금융그룹이 그룹의 모든 역량을 모아 만들어낸 로보어드바이저다. KB자산운용에서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KB Anderson)이 탑재돼 있다. 케이봇쌤은 경제 상황과 리스크 등의 시장 국면, 고객 투자성향을 스스로 분석하고 학습해 투자전략을 결정한다. 인공지능에도 김 본부장의 철학이 투영됐을까.

“최고의 수익률을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자산을 적절히 배분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매칭해 투자해주는 알고리즘입니다.”

김 본부장은 로보어드바이저 개발 시에도 위험성 대비 안정적인 수익 추구를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원금을 지키는 것이 무조건 첫째다. 수성을 하면서도 적절히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골라내야 한다. 예금과 공격자산을 섞어 예적금 금리보다는 높은 수익을 꾸준하게 내는 포트폴리오를 짜도록 만들었다.

“포트폴리오를 내다보면 분명 답답해하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20%의 수익을 낸 펀드가 있다. 그러면 수익을 비교해가면서 왜 이것밖에 안 나오는지 묻겠죠. 하지만 단기적으로 수익을 보기보다는 좀 더 길게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016년 ‘알파고 쇼크’ 이후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에 빠졌다. 김 본부장은 KB금융그룹이 로보어드바이저를 만들게 된 계기는 단순히 유행에 영합하기 위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누가 먼저 하고, 늦게 하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느리게 걸어도 차근차근 가는 게 좋습니다. 최고가 아니라 위험 대비 안정적으로 꾸준히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많은 고객이 케이봇쌤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