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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펀드 기대반 우려반…남북 해빙무드에 수익률은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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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펀드 기대반 우려반…남북 해빙무드에 수익률은 '쑥쑥'

비금속광물·건설업·철강금속 등 포트폴리오 선별 필요
北경제, 높은 인프라 투자 수요…정치적 리스크는 '숙제'

[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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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전된 남북관계에 통일펀드가 재조명받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자산운용사마다 통일펀드를 재정비해서 출시하고 있다.

통일펀드는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 기조에 따라 신영자산운용과 하이자산운용이 처음 내놨다. 출시 이후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신영 마라톤 통일코리아 펀드', '하이 코리아 통일르네상스 펀드' 등에 유입되는 자금도 줄었다.

그런데 올들어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통일펀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투자테마 펀드라서 1차로 3000억~5000억원 정도 규모까지 성장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부합해 자산운용사들 마다 앞다퉈 신규 통일 펀드를 출시하고 있다. KB자산운용, BNK자산운용사들에 이어 최근에는 미래에셋, 신한BNP파리바 등 대형사들도 출시를 고려중이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7일 ‘삼성 마이베스트 펀드’를 리모델링한 ‘삼성통일코리아 펀드’를 출시했다. 이어 11일에는 BNK자산운용이 통일펀드인 ‘BNK 브레이브뉴코리아(braveNewKorea) 증권투자신탁1호(주식)’를 출시했다.
이보다 앞서 하나UBS자산운용은 1999년 설정된 '하나UBS First Class 에이스 펀드'를 지난달 14일 '하나UBS 그레이터코리아펀드'로 리모델링했고, NH아문디자산운용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에 투자하는 ‘NH-Amundi 위대한 대한민국 EMP 목표전환형 펀드’를 선보였다.

통일 테마가 주목 받으면서, 청산하려던 펀드가 회생하기도 했다. 하이자산운용은 통일펀드인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 펀드를 청산하려다 최근 판매사들의 요청이 빗발치자 재정비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재정비를 통해 환매수수료를 제거하고 운용보수의 50%를 대북지원사업을 하는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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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수익률 들쑥날쑥…"중형주·건설업 투자 등 운용전략 잘 따져야"

통일펀드의 인기를 반영하듯 최근 수익률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상품마다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라 무작정 투자하기 보단 상품마다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봐야한다고 조언한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10.24%(11일 기준)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0.49%)을 감안하면 상당히 우수한 성과다.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 펀드가 4.53%로 뒤를 이었으며‘하나UBS 그레이터코리아 펀드’는 0.04%의 수익을 거뒀다.

반면 ‘삼성 통일코리아 펀드’(―2.92%), ‘KB 한반도 신성장 펀드’(―4.80%) 등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통일펀드는 남북 경제협력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되기 때문에 투자 전 확인해야 한다"면서 "향후 비금속광물, 건설업, 음식료, 철강금속, 기계 등의 비중이 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KG제로인에 따르면 수익률이 양호했던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자(주식)A 펀드의 경우 대형주 비중이 60%,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는 중소형주의 비중이 70%에 달한다.

김연수 하이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남북경협은 향후 20~30여 년간 한국 경제에서 성장동력의 주축이 될 것"이라며 "향후 중형주를 주로 담아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 경제는 노동력이나 지하자원은 풍부하지만 계획경제 제도의 실패로 인프라 투자가 매우 부족하다. 물론 투자국가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치체제가 경직적이라는 점, 여러 나라가 얽힌 정치·외교적 리스크는 북한 경제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통일펀드에 대해 공모주식펀드 시장이 침체돼 삼성그룹주펀드나 사회책임투자펀드 규모만큼 커지기는 어렵지만 장기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추천할 만하다는 평가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남북 긴장이 완화된 이후 시멘트 등 비금속광물업종과 건설업의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며 "북한 경제 개발을 위해 철도나 도로 등 인프라 투자가 우선돼야 하기 때문에 관련업종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