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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덮개돌 측면에 새겨진 여수 오림동 암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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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덮개돌 측면에 새겨진 여수 오림동 암각화

[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329)]

여수 오림동 암각화이미지 확대보기
여수 오림동 암각화
1994년 1월 31일 전라남도기념물 제150호로 지정되었다. 여수시에서 소유하고 있다. 고인돌은 선돌(立石)과 함께 거석문화의 일종으로 선사시대부터 있었던 유적이며, 전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청동기시대에 무덤으로 사용되었다. 오림동 고인돌은 이곳에 진남체육공원을 조성하던 중인 1989년 전남대학교 박물관에 의해 발굴되었다.

덮개돌(上石)의 길이가 3∼4m, 두께가 1.5∼2m 정도인 대형의 괴석형 고인돌 10여 기가 계곡 평지에 군집을 이루고 있었다. 이 가운데 5기에서 받침돌(支石)이 확인되어 전형적인 남방식 고인돌임을 알 수 있다. 돌방(石室)은 덮개돌이 없는 것을 포함하여 15기가 발견됐는데, 할석을 쌓은 돌덧널형(石槨形)이 주를 이루고 돌널형(石棺形)도 1기가 조사됐다.
비파형동검, 간돌검 조각, 간화살촉, 홈자귀, 돌끌, 대통옥, 소옥 민무늬토기 조각, 붉은간토기 조각 등의 유물이 발견됐으며, 특히 5호 고인돌 덮개돌 측면에서 발견된 암각화(바위그림)는 선사시대의 여수 역사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 고인돌은 길이 4.1m, 너비 2.76m, 두께 1.8m로 대형이다.

덮개돌 남쪽 측면으로 2.6×1.8m 범위 안에는 인물상, 창에 찔린 동물상, 천신과 지신에게 제사 지내는 장면 등 여러 모습의 암각들이 음각되어 있다. 특히 손잡이가 위에 달린 간돌검을 중앙에 배치하고, 왼쪽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으로 무언가를 바치거나 기원하는 인물상과 옆에 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인물상이 주목된다. 중앙의 간돌검은 피장자와 고인돌 자체를 보호하는 의미를 지니며, 부장품과 관련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석검과 인물상이 고인돌에 음각된 것으로는 한국에서 유일한 예로, 고인돌, 청동기시대의 사회상과 신앙을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다. 발굴된 고인돌 가운데 덮개돌 6기와 돌방 3기를 진남체육공원 입구에 이전·복원하였다.


김경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