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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물가 1000만%' 베네수엘라의 비극은 '포퓰리즘 복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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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물가 1000만%' 베네수엘라의 비극은 '포퓰리즘 복지' 탓

[글로벌이코노믹 윤진웅 기자] 베네수엘라가 침몰하고 있다. 과거 남미 최고의 부국으로 떠오르던 때와 정반대다.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고 인플레이션은 초고속 상승을 이어간다. 자국 통화인 '볼리바르'는 휴지 조각이 됐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우고 차베스의 무분별한 복지와 단기적인 성과 추구가 불러온 '참사'다.

베네수엘라는 전세계 석유매장량 1위 국가로 유명하다. 석유는 베네수엘라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외화 수입의 약 90%가 석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에는 유가가 폭등하면서 석유 왕국 베네수엘라는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

모든 졸부들이 그러하듯 베네수엘라는 돈을 있는대로 쓰기 시작했다. 석유로 흥한 베네수엘라가 석유로 망하는 형국에 놓이게 된 셈이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우고 차베스는 석유로 벌어들인 돈을 복지에 쏟아 붓고 난민층을 위해 생필품, 식료품 가격을 동결했다.

반면 중상류층의 세금을 올렸다. 중상류층들은 급기야 해외로 나가버렸지만 차베스는 붙잡지 않았다. 든든한 후원자 '석유' 때문이다.
하지만 2014년 석유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베네수엘라는 위기에 처했다. 미국이 셰일오일을 생산하게 되면서 베네수엘라의 수출에 차질이 빚어졌다. 베네수엘라의 '황금알 거위'가 쓸모 없어진 것. 거위는 사라지고 세금을 거둬들일 중산층과 상류층도 사라졌다.

게다가 휘청이는 경제를 잡아 줄 제대로 된 기업 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퍼주기식 무상 복지 혜택의 부작용이 연달아 나타났다. 또 통화량을 줄이기 위해 찍어낸 화폐도 인플레이션에 놓였다.

국가 운영을 장기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급진적 경제 성장 촉진과 무리한 일자리 창출 등 단기적인 성과를 겨냥한 정책들에 초점을 둔 결과로 해석된다.

모든 정치인은 인기를 얻고 싶어한다. 그것이 '표'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장래에 칭송을 받는 것보다는 지금 당장이 중요하다.

이들은 보통 “단기 이득, 장기 고통(‘short term gain and long term pain’)” 노선을 선택한다. 또한 의견이 다른 반대파를 무조건 '적'으로 둔다.

베네수엘라 역시 이와 같은 이유로 결국 국가의 존속 위기에 처했다.

얼마 전 한 유명강사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유행시켰다. 사람들은 이 말을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에 국한해 사용했다.

하지만 세계사 역시 역사의 한 부분이다. 흥한 국가와 망한 국가의 차이를 바로 알고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진짜 '역사 의식'을 가져야 할 때다.


윤진웅 기자 yjwdigita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