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당초 글로벌 경제 리더들의 행사 불참으로 싸늘할 것으로 전망했던 회의 분위기는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카슈끄지의 사망 사건 직후 경영진이 불참을 선언한 많은 구미 금융 기관 및 기업들이 사우디의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의 안건이 가져오는 수수료 수입 등 사업 기회를 놓치기 아까운 마음에 CEO를 대신하는 직책의 간부들을 대거 파견했기 때문이다.
계약 체결 기업은 네덜란드 원자재 거래사 트라피구라(Trafigura)와 토탈, 한국의 현대중공업과 일본의 스미토모 상사, 중국의 북방국제합작(北方国際合作), 세계 최대 유전서비스 업체 슐룸베르거(Schlumberge), 세계 최대 석유 채굴 기업 중 하나인 할리버튼(Halliburton), 세계 3위의 유전 서비스 업체인 베이커휴즈(Baker Hughes)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우디 아람코가 맺은 계약 총액은 무려 340억달러에 달했다.
또한 프랑스 석유 대기업 토탈의 패트릭 푸얀네 최고경영자(CEO)는 직접 참석했으며, 러시아도 국부펀드 직접투자기금(FT)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총재가 이끄는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했다. 여기에 중국과 일본의 기업이 가세하면서 사흘간의 회의는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한편, 회의 개막에서 강연한 사우디의 저명 기업인 루브나 올라얀(Lubna Olayan)은 기자 살해 사건에 대해 "우리의 문화와는 이질적인 것이며, 사우디는 더욱 강력해져 부각될 것"이라고 호소했으며, PIF 책임자인 야시르 알 루마이얀은 "사우디는 향후 투명성을 높이고 무하마드 황태자가 내세운 경제 개혁에서 계속 새로운 산업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