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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수수료인하 개편안에 "카드사 희생만 강요"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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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수수료인하 개편안에 "카드사 희생만 강요" 분통

-민주당, 여신사들과 차등 수수료율 논의한 지 2주도 안되서 결론 내…업계 배신감 치달아

금융위원회 앞 피켓시위 중인 카드노조 관계자들(사진=글로벌이코노믹) 이미지 확대보기
금융위원회 앞 피켓시위 중인 카드노조 관계자들(사진=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장성윤 기자] 정부가 신용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 개편안을 발표한 가운데 카드업계가 이를 두고 일방적인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26일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라는 곳이 최저임금의 인상에 대한 부담을 온전히 카드사의 희생으로만 메우려는 것이 너무 분하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차등 수수료율에 대해 논의한 지 2주도 채 안 돼서 일방적인 결론을 내놓으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카드사 노조로 구성된 금융 공동투쟁본부 카드분과(카드노조)와 한국마트협회 등 상인단체 20여 개로 구성된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철폐 전국투쟁본부’(투쟁본부)는 지난 16일 ‘차등수수료제’에 입장을 모으고 카드수수료 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다. 이후 금융당국과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등에 차등수수료제에 대한 내용을 전달해 논의를 진행했으나 약 2주 만에 일방적인 개편안이 발표된 것이다. 당시 민주당 측은 카드노조에 "(차등수수료제에 대한)논의를 지속해서 이어가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정부가 단순히 표심을 얻기 위한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으로 가장 '만만한' 카드 수수료를 꺼내 들었다는 반응이다.

여신금융협회가 작년 영세가맹점 500곳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2%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경기 침체’를 꼽았으며 뒤이어 임대료, 영업환경 변화 순이었다. 카드수수료는 답변의 2.6%밖에 차지하지 않아 카드수수료 인하가 소상공인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카드 노조 측 관계자는 "당장 소상공인들한테 카드수수료는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소비자들의 혜택은 더 줄어들 것이며 경기불황과 맞물려 소비가 감소한다면 가맹점에도 결국 좋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표심을 얻을 뿐 카드사 소비자 가맹점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과 당정 협의를 거쳐 26일 카드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내년 1월 말부터 연 매출 5억~10억 원 가맹점의 평균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2.05%에서 1.4%로 0.65%포인트 떨어지고,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1.56%에서 1.1%로 0.46%포인트 인하된다.
정부는 또 연 매출액 10억∼30억 원 구간 가맹점의 평균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2.21%에서 1.6%로 0.61%포인트,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1.58%에서 1.3%로 0.28%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연 매출액 30억∼100억 원 구간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2.20%에서 1.90%로 0.3%포인트, 100억∼500억 원 구간은 2.17%에서 1.95%로 0.22%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30억 원 초과 가맹점의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1.60%에서 1.45%로 0.15%포인트 낮출 방침이다.


장성윤 기자 jsy3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