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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베트남은행, 너도나도 증자·채권발행 나서 …안정적 자본유지엔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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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베트남은행, 너도나도 증자·채권발행 나서 …안정적 자본유지엔 '독'

높은 이자부담과 주가하락 직면 경고 …해외자본유치 바람직

베트남 현지은행들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현지은행들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 베트남 은행들이 도입 예정된 국제회계기준(바젤II)에 맞는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안정적인 자본확보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너도나도 앞다퉈 중장기 채권을 발행하거나 증자를 하다보니 오히려 높은 이자부담과 주가하락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경우 안정적인 자본확보가 힘들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1일(현지 시간) 베트남 은행들이 장기 운용 가능한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퉈 대규모 중장기 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정부가 최근 연말까지 국제회계 기준에 맞춰 10대 대형은행들은 자기자본비율을 확대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은행들은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도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대출 증가율이 예금 증가율을 앞선 데다, 만기가 된 예적금의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느라 잉여 자금을 축적할 여건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트남 은행들은 올해 8월 말부터 경쟁적으로 예적금 금리를 올렸다.

BIDV, 비에틴뱅크(VietinBank), 비엣콤뱅크(Vietcombank) 등 3개 대형 은행의 올해 3분기 예금 증가율은 각각 10.9 %, 9.7%, 9.2 %였다. 반면, 3개 은행의 같은 기간 대출 증가율은 각각 11.5 %, 11.9 %, 15.1 %로 나타났다.

특히 BIDV의 경우, 올해 초 전체 예적금의 33%에 해당하는 계좌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보유 자금이 급감했다.

■ 대규모 채권발행 임시방편에 불과
사태가 이렇게 되자 은행들은 대규모 채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 BIS비율을 맞추고 있다.

BIDV는 최근 7년간 4조동(약 200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비엣콤뱅크는 연 7.475%의 이자율로 총 5500억동(약 275억원)의 6년 만기 채권을, MB는 1조4000억동(약 700억원)규모의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VIB는 2조8000억동(약 1400억원) 규모로 채권을 판매한 데 이어 2 차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은행들의 채권발행은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일부 중장기 채권이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으로 분류돼 자기자본비율이 되레 낮아질 수 있어서다. 대형 국영은행의 경우 이렇게 되면 자기자본비율이 현재의 평균 9%에서 8%미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중장기 채권 발행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량의 채권 만기일이 한꺼번에 도래하면 은행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것이다.

상업은행 관계자는 "채권조달자금 보다는 기본자본을 늘려 안정적으로 국제회계 기준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 대규모 증자로 오히려 주가하락


일부 은행들은 줄줄이 증자를 실시했다.

군사은행(MB)과 베트남 테트콤뱅크(Techcombank)는 9월말 성공적으로 무상증자를 실시했다. 테크콤뱅크는 2018년 3분기에 1:2 비율로 배당금을 주식으로 지급, 자본금을 34조9650억동(약 1조6958억원)으로 늘렸다. MB는 11%(현금 6%, 주당 5%)의 배당금을 유지하는 대신 14%의 이자율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신규 주식을 발행했다.

VP뱅크는 무상증자를 실시하기 위해 2017년말 주주명부를 폐쇄하고 신주배정 권리주주를 확정했다. 2018년 2분기에 9억2500만주를 발행, 배당금을 지급하고 자본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이전시켰다. 이 은행의 총 자본금은 9조2560억동(약 4489억원)으로 늘어났다.

아시아 상업은행(ACB)은 2018년말 세전이익이 5조6990억동(약 276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배당금을 30%로 인상하고 신주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D뱅크는 조만간 무상증자를 단행할 계획인데, 증자이후 자본금은 11조9720억동(약 5806억원)이 될 전망이다.

VIB는 지난 19일 무상증자를 실시하기 위해 주주명부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2억1900만주에 해당하는 41.13%의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후 전체 자본금은 5조6440억동(약 2737억원)에서 7조8340억동(약 3799억원)으로 38.8% 증가한다. VIB는 올해말까지 유상증자(5억6400만주)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체 자본금을 8조1000억동(약 3928억원)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OCB는 연내에 전체 자본금을 7조5000억동(약 3637억원)으로 늘리는 계획을 승인했다. 이 은행은 6억9500만 주를 신규 발행, 판매한 자금으로 무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증자로 인해 은행의 자본금이 늘어나면 오히려 주가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기간에 대규모로 자본금을 확대하면서 주식 가치가 희석돼, EPS(주당 순이익)이 떨어지고 PER(주가수익비율)이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 해외 투자자 유치 '그나마 안정적'


BIDV는 한국 하나은행에 6억주 이상을 발행해 확보한 자금으로 자본금을 늘렸다. BIDV는 이번 증자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바젤II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CAR(자본 안전 수치)를 늘렸다. 하나은행 지분에 해당하는 신주는 2018년말 또는 2019년초까지 발행할 예정이다.

비엣콤뱅크는 최근 주주들이 승인한 사모펀드 유치계획에 따라 자본금을 39조575억동(10%에 해당)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국립은행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이번 계획이 성공하면 비엣콤뱅크는 베트남에서 자본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은행이 된다.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