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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의 창]김앤장이 압수수색 당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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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의 창]김앤장이 압수수색 당한 이유

일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사상 초유로 뚫려, 김앤장은 한국의 권력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김·장 법률사무소가 Asian Legal Business (ALB) 2018년 11월호에 발표된 ‘Asia Top 50’ 특집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구성원 규모 기준 아시아지역 12위에 랭크됐다. 김·장은 1~20위에 모두 중국 로펌들이 랭크된 가운데 유일하게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음은 물론이다.

김·장 법률사무소는 Chambers Asia-Pacific 2019년판에서 국내 로펌 중 가장 많은 18개 분야에서 'Band 1(선두 로펌)'으로 선정됐다. 특히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Patent Specialist, Shipping, Technology, Media, Telecoms (TMT) 세 개 분야는 국내 로펌 중 유일하게 'Band 1'이다. 작년에 이어 Asia-Pacific 지역 리서치 International Arbitration 분야에서 'Band 4'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로펌 소속 구성원들도 뛰어나다. 총 60명의 변호사·변리사·회계사들이 전 분야에 걸쳐 ‘Leading Individual’로 선정됐다. 13명이 ‘Recognized Practitioner’로 소개되며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았다. 국내 로펌 중 최다 인원임은 말할 것도 없다. 최근 김·장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식이다.

김·장 법률사무소는 흔히들 김앤장이라고 부른다. 1973년 1월 김영무가 설립하고, 같은 해 말 장수길이 합류하여 '김앤장'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지금은 한국 최고의 로펌으로 성장했다. 광장 태평양 화우 세종 등 2위 그룹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독주하고 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할까. 구성원들을 장관에 입각시키거나, 청와대 수석 또는 비서관으로 보내기도 한다. 따라서 김앤장이 권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앤장에는 쟁쟁한 사람들이 많다. 최고 실력을 가진 변호사 뿐만 아니라 장·차관, 검찰총장 출신 등 내로라 하는 사람들이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인적 구성이 탄탄하다고 하겠다. 정보 수집 능력도 상당하다. 우스개 소리로 정부보다 낫다고 평가는 사람들도 있다. 실력이 있는데다 정보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적어도 국내서는 당할 재간이 없는 것이다.

그 김앤장도 얼마 전 압수수색을 당했다. 역시 초유의 일이다. 사법농단과 관련해서다. 일제 강제징용 재판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12일 김앤장을 압수수색했다고 4일 밝혔다. 압수수

색 대상은 한모 변호사(68·사법연수원 6기)와 곽병훈(49·사법연수원 22기)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사무실이다. 청와대와 법원행정처, 외교부의 가교 역할을 했던 곽 전 비서관 혐의는 지난 9월 소환 당시부터 드러났지만 한 변호사가 수사 대상이란 점은 처음 공개됐다.

김앤장은 대형사건도 독식하다시피 한다. 로비력 등이 뛰어난 까닭이다. 김앤장은 일제징용 재판거래 의혹 사건의 피고(일본측) 대리인이기도 하다. 돈 되는 사건에 김앤장은 늘 있다. 누군가는 맡아야 할 일이긴 하다. 그러나 김앤장에 묻고 싶다. 그대들은 애국심이 있는가.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