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강릉발 서울행 KTX 열차 탈선사고가 있었다. 아직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코레일 측은 갑자기 떨어진 기온으로 선로에 문제가 생겨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만약 그렇다면 정말 큰 문제다. 모두 웃을 일이다. 이 정도 날씨에 사고가 난다면 더 큰 추위가 몰려올 경우 열차 운행을 중지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코레일은 최근 3주 동안 10번의 열차 사고를 냈다. 이낙연 총리가 오 사장에게 안전 재정비를 지시한지 불과 사흘 만이다. 반복되는 사고에 국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저속도로 운행 중 사고가 났길래 그만했지 고속으로 주행 중 사고가 났다면 엄청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다. 안전불감증이 빚은 사고라고 아니할 수 없다.
지난달 KTX 오송역 단전 사고 등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던 오 사장은 보름 만에 또다시 머리를 숙였다. 지난달 19일에는 서울역으로 진입하던 KTX 열차가 굴착기를 들이받기도 했다. KTX 탈선 사고가 난 이날 대구역에선 KTX 열차가 고장으로 30분간 멈춰섰다. 오 사장 뿐만 아니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도 문외한이다. 그 장관에 그 사장이라고 할까. 면장도 알아야 한다고 했는데.
이 총리는 지난 5일 "사고가 난 이후 안내도 없이 3시간 반동안 승객들을 묶어놓은 그런 상태의 사고 대응 체계가,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라고 코레일 측을 야단쳤다. 코레일은 최근 차량 분야 총괄책임자 등을 보직 해임하고 비상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또 다시 사고가 터졌다. 사고 원인을 코레일 내부의 안전불감증과 기강해이로 보는 시선도 있다.
지난 3년간 코레일이 관리하는 선로는 8400여킬로미터에서 9000킬로미터 넘게 늘었지만 정비 예산은 오히려 감소하고 정비인력도 정원보다 계속 줄고 있다. 코레일은 계속된 영업적자 때문에 정비예산 증액이 힘들다는 입장이지만 노후된 기관차와 장비, 부족한 정비 인력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말뿐인 대책이 될 거란 지적이 나온다. 이번 KTX 탈선 사고 원인을 철저히 밝혀라. 오 사장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어떻게 하는지 보겠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