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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한국당 공천 배제 대상 21명 잘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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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한국당 공천 배제 대상 21명 잘 골랐다

친박 12명, 비박 9명 골라내 당협위원장직 등 박탈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자유한국당이 15일 공천 배제 대상 21명을 발표했다. 현역 의원 112명 중 21명의 당협위원장직을 박탈하는 대규모 인적쇄신을 단행한 것.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로부터 당협위원장 박탈 대상을 보고 받은 뒤 이렇게 의결했다. 당사자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조강특위가 발표한 명단은 교체 대상 당협위원장, 재선임 대상 당협위원장이다. 교체 명단에 오른 대상들은 향후 조강특위가 진행할 당협위원장 공모에 지원할 수 없다. 당협위원장 자격을 완전히 빼앗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당 주변에 얼씬거리지도 못하게 한 셈이다.
조강특위는 2016년 총선 공천 파동 책임, 최순실 사태와 국정실패 책임, 분당사태 책임, 지방선거 패배 책임, 1심 유죄 판결, 핵심 지지 지역 변화와 쇄신 등 기준으로 교체 대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조강특위는 누가 이 기준에 해당하는 의원인지는 발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면면을 볼 때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인적쇄신의 칼날을 피하지 못한 현역의원 21명 중 친박(친박근혜)‧잔류파는 12명, 비박(비박근혜)‧복당파는 9명이다. 특히 양 계파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친박계에서는 최경환‧홍문종‧윤상현 의원이 포함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참모나 관료를 지낸 김재원(전 청와대 정무수석)‧윤상직(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곽상도(전 청와대 민정수석)‧정종섭(전 행정자치부 장관) 의원도 교체대상에 끼었다. 박근혜 정부 국정실패와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결과다.

탄핵 정국에서 탈당해 바른정당을 만들었다가 다시 한국당으로 돌아온 비박‧복당파 의원들도 대거 포함됐다. 비박계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의 경우에는 이미 2020년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당협위원장을 내놓았는데도 향후 공모 대상에서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권성동‧김용태‧이종구‧이군현‧이은재‧황영철‧홍일표‧홍문표 의원 등도 물갈이 대상으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조강특위위원장이기도 한 김용태 사무총장이다. 본인이 살신성인 했다는 후문이다. 김 총장은 복당파라는 것 말고는 나머지 배제 대상 의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이유가 없다. 의원들을 솎아내려면 본인부터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김 총장은 아직 나이도 많지 않다. 다음 총선에 불출마한다 하더라도 재보선 등 또 기회가 있다. 그런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대를 위해 소를 버렸다고 할까.

나경원 원내대표는 현역의원의 숫자가 너무 많을 경우 대여 투쟁력이 떨어진다고 우려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입이 거친 김진태 의원 등도 배제시켰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김무성 최경환을 배제한 것 만으로도 상징적 의미가 있다. 다소 억울한 사람도 있겠지만 대의에 따르길 바란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