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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김정은, 카지노사업 걷어 치우라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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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김정은, 카지노사업 걷어 치우라 지시”

[글로벌이코노믹 박희준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추진 중인 카지노 사업을 모두 철회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의 카지노 사업 계획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중국 정부가 중국 회사의 대북 투자를 문제 삼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김정은 김정은 위원장.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북한 김정은 김정은 위원장.사진=로이터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7일(현지시각) 중국 변경도시의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지금까지 추진 중인 카지노 사업 계획을 모두 포기한 것 같다"면서 "투자유치를 위해 최근 중국에 나온 북한의 핵심 무역회사의 한 간부가 '원수님이 시끄러운 카지노 사업을 모두 걷어치우라는 방침을 당과 내각에 내렸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카지노 사업을 철회한 가장 큰 이유는 이 사업이 외국,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투자유치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북한의 카지노 사업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보고를 받은 김 위원장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북한의 카지노 사업 추진에 대해 중국 정부가 싸늘한 반응을 보여온 것은 사실"이라면서 "중국으로부터 투자유치가 시급한 김 위원장이 일단 중국의 눈치를 살핀 것 아니겠는가"라고 풀이했다.

RFA는 지난달 북한이 신의주에 짓고 있는 30층짜리 특급 호텔 건설 공사를 돌연 중단시킨 이유가 중국 정부가 단둥에서 강만 건너면 되는 가까운 곳에 대규모 도박장이 생기는 것에 반발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 호텔 공사는 현재 건물 골조가 20층 이상 올라간 상태에서 멈춰있다.

다른 소식통은 이날 RFA에 "오래 전부터 북한의 카지노산업에 대한 중국당국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면서 “나선시 앞바다 비파도 해수욕장에 있는 영황(英皇)호텔 카지노는 중국당국에 의한 중국인 출입금지 조치로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과거 북한이 중국인 사업가 양빈을 신의주 행정장관에 임명했을 때 중국 정부가 그를 체포한 것도 신의주에서 대규모 카지노 사업을 벌이려는 북한과 양빈의 계획을 무산시키기 위해서였다"면서 "북한이 카지노 사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원산이나 삼지연 등에 카지노를 열면, 중국 정부는 중국인의 대북 투자는 물론 여행 금지조치까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에 5성급 호텔과 카지노를 세울 것을 지시하고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도 원산 카지노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도 카지노 복합 리조트인 '마리나베이샌즈'를 둘러보기도 했다.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는 김정은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조성 계획을 밝힌 사업 중 하나다. 북한이 이곳에 카지노를 조성해 국제관광단지로 운영하면 매년 5000만 달러(약 530억 원) 안팎의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한 해 무역액은 70억∼8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