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차 지적하지만 택시 업계가 자초한 측면도 없지 않다. 우리나라 택시는 불친절의 대명사처럼 들린다. 실제로 택시를 타면서 불편을 느껴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자가용의 부분 택시 영업을 떠올렸다. 바로 대기업 카카오가 택시 사업에 뛰어든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상생 정신과도 어긋난다. 카카오가 들어올 경우 택시 사업은 망할 게 뻔하다. 그러니 택시기사들이 들고 일어나지 않겠는가.
앞서 1·2차 집회 때 7만명, 4만명보다 1.5~2배 늘었다. 택시노동자들의 커진 절박감이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머리에 ‘카풀 결사반대’, ‘열사 정신 계승’이라고 적힌 띠를 매거나 ‘불법 카풀 허용 여객법 즉시 개정하라’고 적힌 어깨띠를 둘렀다.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결의문을 통해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카풀 영업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국회가 상업적 카풀 앱을 금지하는 법 개정을 즉각 처리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많은 택시가 멈춰서고 시위에 참석한 날, 그 틈을 노리고 차량 공유 업체들이 할인 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택시 쪽에서 거세게 반발하자 일부 행사를 급하게 중단하기도 했다. 불난 집에 부채질 한 꼴이다. 이들에게 상생을 얘기하는 것이 공허하다는 생각도 든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일 수는 없다. 카카오에 묻고 싶다. 그대들은 정녕 상생정신이 있는가.
택시 총파업이 시작되자 카카오 모빌리티는 카카오 카풀 이용자 모두에게 3만 원 할인 쿠폰을 나눠줬다. 차량 공유 업체 '쏘카' 역시 이날 하루 차량 대여료를 80% 이상 낮췄고, 21일 낮 12시까지 공짜로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있었다. 파업 날짜에 맞춰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들이 일제히 할인·공짜 행사를 벌이자 택시 업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아주 치사한 접근법을 썼다.
지금 상황은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다. 대기업이 양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해결방법을 생각하기 어렵다. 고작 생각한 게 서민 밥그릇 뺏는 건가. 택시 기사들은 여전히 열악하다. 그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말라.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