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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 고졸 신화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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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 고졸 신화를 쓰다

덕수상고 졸업 뒤 은행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올라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우리나라는 학벌을 많이 따진다. 모임에 가면 어느 대학 나왔느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 으레 대학을 나왔을 것으로 보고 물어보는 것. 사실 이런 것도 바뀌어야 한다. 출신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지금 현재가 훨씬 중요하다. 그럼에도 학벌 중시 문화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른바 명문대학에 가려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정규 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임무를 다하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더 존경한다. 고졸 신화를 쓴 사람들이다. 일반 대학을 나온 사람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주경야독을 했을 게 틀림 없다. 그러기에 박수를 받을 만하다. 학벌 타파에 앞장 선 사람들이기도 하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조연환 전 산림청장님도 고졸 신화를 쓴 분이다. 충북 보은농고 출신으로 9급부터 시작했다. 그 뒤 기술고시에도 합격하고 차관급 인 산림청장까지 지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분이다. 그리고 겸손하시다. 고졸신화를 쓴 분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또 하나 공통점은 능력이 뛰어나는 것. 그 분들은 오로지 실력 하나로 그 자리에 오른다.

21일 단행된 신한은행 계열사 CEO 인사에서도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었다. 신한은행장에 내정된 진옥동씨. 진씨도 덕수상고 출신. 은행에는 명문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그들을 제치고 최고 자리에 오른 것. 얼마나 눈물을 많이 흘리고 노력을 했겠는가. 신한은행은 최고 은행이다. 그는 40년 가까이 은행원 생활을 했다. 바닥부터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할까. 진옥동의 신한은행도 기대 된다.

KEB하나은행 함영주 행장도 고졸 신화를 쓴 분이다. 충남 강경상고 출신. 함 행장 역시 최고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은행원들의 생리를 잘 알기에 성공신화를 계속 써나가는지도 모르겠다. 고졸신화의 대명사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진옥동씨와 마찬가지로 덕수상고 출신이다. 김 전 부총리는 국무조정실장 등 장관급만 두 번을 지냈고, 아주대 총장도 지냈다. 앞으로 또 어떤 역사를 써나갈지 궁금하다.

우리 사회가 더 발전하려면 이 같은 좋은 소식이 이어져야 한다. 이들이야말로 꼭 필요한 사람들이다. 명문대 일류학과를 나왔다고 으스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현재보다 과거 얘기를 많이 한다. 그럼 발전할 수 없다. 왕년 타령을 하는 사람 가운데 제대로 된 사람을 보지 못했다. 이들은 일이 안 풀리면 세상 탓을 한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다고 할까.

실력으로 인정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학교, 지역 등을 따진다. 특히 공무원 사회에서 고졸 출신이 자리 잡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이제는 고위공무원단 진입도 어려운 실정이다.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정상에 오른 사람들. 아무리 박수를 쳐주어도 아깝지 않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