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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변화 없으면 미-한 연합훈련 재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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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변화 없으면 미-한 연합훈련 재개해야”

[글로벌이코노믹 박희준 기자] 지난 6월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 이후 일부 중단된 한미연합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전직 미군 고위 당국자들이 주장했다. 북한의 변화가 없을 경우 전투태세 유지를 위해서라도 예년 수준의 군사훈련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북한의 대화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미국 측의 다각도 압박 중의 하나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기대한다는 트윗을 날리는 등 북한에 유화 제스쳐를 보내고 있어 이런 발언들이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한다고 24일(현지시각) 트위터에서 밝혔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쳐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한다고 24일(현지시각) 트위터에서 밝혔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쳐

미국의 소리방송(VOA)는 27일(현지시각)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주한미군사령관을 역임한 버웰 벨 전 육군대장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 따른 북한의 상응조치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 1년째가 되는 내년 6월까지 북한의 실질적 변화가 없다면 훈련을 예년 수준으로 재개해야 한다고 그는 촉구했다.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VOA에 "앞으로 평화노력에 우리가 투자해야 할 시간이 6개월 남아 있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준비태세 누력을 재점화하기 위한 노상에 오를 지점에 도달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6개월 정도는 평화적 해결을 위해 투자할 시간이 있지만, 그 이후엔 전투준비태세 회복을 위해서라도 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초부터 한미연합훈련을 바로 재개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도 나온다. 미국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로렌스 코브 박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대북 압박을 강조했다.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도 VOA에 "저는 훈련을 재개하고 제재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과거 방식으로 복귀하는 게 분명한 만큼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오히려 싱가포르 회담 전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분명하게 드러냈다면서 연합훈련 재개는 물론 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북한이 이달 초부터 동절기 훈련을 시작한 사실을 거론하며 북한의 훈련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예년처럼 동절기 훈련을 재개했다면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 상응하는 조치로 북한 역시 내년부터 신규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훈련 중단은 자칫 한미동맹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상응조치가 없으면 양국 연합훈련을 축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베넷 연구원은 또 북한이 비핵화 측면에서 핵 위협을 줄이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서 제재를 통한 압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미연합 훈련이 유예되거나 축소된다고 해도 대북 군사대비태세는 절대로 느슨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이다.

결정은 군 통수권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리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표시하고 있어 이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최근 방한한 당국자들로부터 북한 관련 보고를 받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는 트윗을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 관련 일을 하는 내 팀으로부터 크리스마스이브 보고가 있었다"며 "진전은 이뤄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과의 다음 정상회담을 고대하며!"라고 적었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20일(한국시간)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간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한 데 이어 21일에는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갖고 비핵화 및 남북관계 문제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 발언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잇달아 대북 유화 제스처를 보내며 미북 교착 국면 타개를 시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 22일에는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최근 북한 인권 유린에 대한 연설 일정을 잡고 있다가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 취소했다는 미 ABC 방송 보도가 나왔다.

그 연장 선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관련 브리핑을 받은 사실과 관련 내용을 트위터에 직접 공개하며 김 위원장과의 재회를 기대한다고 밝힌 것은 김 위원장을 향한 `메시지` 발신을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견인하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사정이 이런 만큼 전직 군 당국자들의 조언을 트럼프 대통령이 귀담아 들을지는 의문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