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렵연합 의회는 올해 초 팜오일을 원료로 생산된 바이오연료의 사용을 3년간 금지하는 내용이 담긴 재생에너지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팜 열매를 압착해 추출하는 식물성 유지인 팜오일은 식용유는 물론 아이스크림, 라면, 비누, 립스틱 등의 재료로 널리 쓰이며, 최근 수십 년간 소비량이 급격히 늘어왔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약 절반가량이 어떤 형태로든 팜오일을 함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의 이 같은 조치는 국제환경보호단체들이 팜오일 소비 급증이 열대우림을 훼손해 멸종위기에 놓인 야생동물의 터전을 빼앗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이은 데 나온 것이다. 유엔야생기금(World Wildlife Fund_)이 자금을 제공하는 비정부기구인 '아이즈온더포리스트( Eyes on the Forest)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천연림이 지난 31년 동안 56% 사라렸다. 이는 250만헥타르로 영국 크기의 원시림이 팜오일 농장 확대로 사라졌다는 뜻이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팜오일 농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1만7000㎢와 4만4900㎢로 확장됐으며, 두 나라는 지난해 한 해 동안 각각 2800만t과 1950만t의 팜 원유를 수출했다.
EU는 2015년 기준으로 연간 670만t의 팜오일을 수입했고, 수입한 팜오일의 40%가량은 바이오연료 원료로 사용됐다.
팜오일 업계에선 팜오일 소비 급증으로 시장을 잠식당한 미국과 남미 등지의 다국적 기업이 대대적 로비를 벌여 팜오일을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몰았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엔선 보복론이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무역장관은 EU가 무역전쟁을 자초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럼에도 EU가 팜오일 사용을 규제하면서 스위스의 글로벌 다국적 식품회사 네슬레가 오는 2020년 지속가능함 팜오일만 사용하는 목표를 정하는 등 음료 회사들도 지속가능한 팜오일 사용을 추구하면서 생산국들도 대책 마련이 불가피해 보인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