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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김정은 신년사 "북미협상에 긍정 작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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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김정은 신년사 "북미협상에 긍정 작용할 것"

한국정부, 미국과 유엔안보리에 제재완화 요구 필요

[글로벌이코노믹 박희준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조선중앙TV 등 방송에서 발표한 육성 신년사에서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김 위원장은 또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간 씽크탱크인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연구기획본부장은 "북미협상에 긍정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한국정부는 미국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개성공단 재고당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제재완화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미 간 협상 교착상태에서도 2차 북미정상회담 계획을 밝히고 있는 것에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호응한 것이다.

양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이날 30분간 연설했으며, 단상에서 신년사를 발표한 것과 달리 올해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걸린 집무실로 보이는 장소의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읽어 내려갔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6·12) 조미 공동성명에서 천명한 대로 새 세기 요구에 맞는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노력에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상응한 실천행동으로 화답해 나선다면 두 나라 관계는 보다 더 확실하고 획기적인 조치들을 취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훌륭하고도 빠른 속도로 전진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상응조치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왔다"라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북남 사이 협력과 교류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공고히 하고 온 겨레가 북남관계 개선의 덕을 실지로 볼 수 있게 하여야 한다"며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남북간 군사분야 합의가 "북남 사이 무력에 의한 동족상쟁을 종식시킬 것을 확약한 사실상의 불가침선언"이라고 평가했다.김 위원자은 "조선반도 정세 긴장의 근원으로 되고 있는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을 더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장비 반입도 완전히 중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이미지 확대보기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이 같은 내용의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논평을 내고 "김 위원장이 이처럼 올해 완전히 새로운 신년사 발표 모습을 보여준 것은 그가 작년의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상징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정성장 기획본부장은, 김 위원장이 평화체제 구축 문제와 관련해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 체계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항구적인 평화보장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향후 평화체제 관련 협상에 ‘정전협정 당사자’인 중국을 포함시키겠다는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 매우 환영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올해 북한 비핵화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게 되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남․북․미․중의 4자회담 개최가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정 기획본부장은 또 남북경협과 관련해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만큼 올해 북한은 남북대화에서 한국 정부에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적극적으로 촉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정부는 올해 북한의 영변핵시설 영구폐기가 이뤄지면 그것을 계기로 미국과 유엔안보리에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제재 완화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이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왔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정 기획본부장은 "북한이 핵실험 중단을 넘어서서 핵무기 생산도 중단했다는 주장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면서 "만약 이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한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무기 생산을 계속함으로써 2020년에 가서 100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고 북미 협상에도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호평했다.

정 본부장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어디까지나 미국과의 대화와 공정한 협상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에 북한이 과거의 경제․핵 병진노선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도 김 위원장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중요한 첫 단계 조치로 제시한 ‘영변핵시설 영구폐기’ 카드에 대해 미국이 어떠한 상응 조치를 취할 것인지 계속 적절한 답변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북미 대화의 지루한 답보 상태는 장기화되고 북한 내부에서 병진노선으로의 회귀 가능성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계속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장 연구기획본부장은 한국정부는 한미 간의 전략적 대화와 공조를 통해 북한의 ‘영변핵시설 영구폐기’ 카드에 대해 한미가 무엇을 제시할 것인지 조기에 합의에 도달할 필요가 있으며 북한의 영변핵시설 영구폐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상응조치’에 남북 당국이 모두 희망하고 있는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 그리고 남북한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공사 등을 포함시켜 대한민국의 이익이 최대한 반영되게 해야 할 것이고,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4자 협상 개시 등이 포함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