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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M&A 달인’으로 거듭난 최태원 SK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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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M&A 달인’으로 거듭난 최태원 SK그룹 회장

야심찬 경영 행보로 계열사 글로벌 경쟁력 극대화....수펙스추구協 ‘집단지성’ 돋보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10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2018 행복얼라이언스 DAY-함께해서 행복해' 행사에 참석해 환영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10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2018 행복얼라이언스 DAY-함께해서 행복해' 행사에 참석해 환영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김민구 기자] “사업 제안이 있으면 서울(에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전화를 해라(Better call Seoul)”

미국 금융전문사이트 브레이킹뷰스닷컴은 최근 수년간 굵직굵직한 기업 인수와 투자로 국내외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최태원(60) SK그룹 회장의 사업 행보를 다룬 기획기사를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기업 M&A 지도 바꾼 최태원 회장

브레이킹뷰스닷컴은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중국이 최근 수년간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주도해왔지만 이제 SK그룹이 그 뒤를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업 M&A 종사자들은 최 회장 핸드폰 번호를 단축 다이얼로 저장해 놓고 사업 아이디어가 있으면 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K그룹은 기업 M&A를 적극 펼치며 글로벌 경영에 매진해 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약 110조원)을 넘어섰다고 미국 매체는 설명했다.

SK그룹의 글로벌 사업 영토를 넓히게 해 준 1등 공신은 SK하이닉스다. 물론 SK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산업’은 한 때 암흑사가 있었다. 현대전자산업은 2000년 유동성 위기로 부도 직전까지 몰리고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다 2011년 SK그룹에 인수됐기 때문이다.

‘미운오리새끼’가 ‘백조’로 거듭날 수 있었던 데에는 최 회장의 야심찬 경영행보가 한 몫을 했다. 하이닉스는 SK그룹 품에 안긴 후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물론 SK그룹이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었다고 브레이킹뷰스닷컴은 지적했다. 정부의 대기업 규제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SK그룹은 해외에서 기업 M&A를 통해 차세대 먹거리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SK그룹이 기업 M&A 등 공격경영을 펼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지도 모른다. 그룹 캐시카우(주력 수입원)인 SK하이닉스 등이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토대로 제약, 화학, 통신, 물류 등 100곳이 넘는 계열사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로 눈을 돌려야 했다.

이에 따라 SK그룹 계열사 SK종합화학은 2017년 2월과 10월 세계 굴지의 화학기업 다우케미칼로부터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과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을 각각 4216억 원과 820억 원에 인수해 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또한 SK그룹 지주회사 SK(주)는 2018년 7월에 미국 바이오·제약업체 앰팩파인케미컬을 7000억원대에 인수했다. 한국 기업이 미 원료의약품 수탁생산·개발기업(CDMO)을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앰팩파인케미컬은 항암제와 중추신경계·심혈관질환 치료제 등에 쓰이는 원료 의약품을 생산한다.

최태원 회장은 차세대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글로벌 경영에도 본격 나섰다.

최 회장은 2018년 6월 4일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손잡고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인수 작업에도 뛰어들었다. 무려 180억달러(약 20조 2320억원)에 달하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SK그룹은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해외 유명 반도체 기업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룹 ‘독단경영’ 막는 집단지성 ‘수펙스추구協’ 의 힘

SK그룹이 이처럼 야심차게 해외 유명기업 사냥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룹의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고 브레이킹뷰스닷컴은 강조했다.

수펙스는 '수퍼 엑셀런트(SUPER Excellent)'의 약자로 최고를 추구한다는 SK그룹의 경영철학이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 가운데 1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협의체로 전략,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기술(ICT), 글로벌 성장, 커뮤니케이션, 인재육성, 사회공헌 등 7개 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그룹의 기업 M&A 등 영토 확장과 그룹 계열사에 힘을 불어넣어주는 시너지 역할을 하는 등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의 집단지성이다.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 한화그룹의 경영기획실 등 대기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조직들이 하나둘 사라진 가운데 SK그룹의 SK수펙스추구협의회가 재계의 새로운 컨트롤타워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최 회장은 제4차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에 맞서 차세대 유망사업 발굴에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그룹이 지난해 초 싱가포르 차량 공유업체 그랩(Grab)과 미국 차량 공유기업 투로(Turo)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점도 는 차세대 먹거리 확보를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SK는 그랩에 810억원, 투로에 396억원을 투자했다.

싱가포르 기업으로 글로벌 3위 차량 공유업체인 그랩은 ‘동남아판 우버(Uber)'로 불리며 투로는 미국 개인 간(P2P) 차량공유 1위 업체다. SK그룹은 차량공유라는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들어 4차산업혁명의 거대한 산업재편에 적극 나선 것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무대에서 차세대 캐시카우 확보를 위한 최회장의 도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최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최회장은 미국의 수도이며 세계 정치 1번지 워싱턴D.C에서 한가롭게 미국 정객(政客)들을 만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온 것은 아니다.

그는 그룹이 주력하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하면 최대 50억달러(약 5조6200억원)을 투자할 수 있다는 야심찬 경영전략을 발표해 미국 정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SK그룹이 SK하이닉스의 성공신화를 이어가는 효자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민구 기자 gentlemin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