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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백지화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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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백지화 잘 했다

경호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이전 어렵다고 결론 내려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오풍연 칼럼을 눈여겨 본 독자들은 내가 반(反) 문재인에 앞장서고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계속 비판해 왔다. 내 눈에 그렇게 비쳤다는 뜻이기도 하다. 잘 못하는데 잘 한다고 할 수 없지 않겠는가. 오풍연 칼럼의 특징이기도 하다. 잘 한 것은 잘 했다고, 못한 것은 못했다고 비판한다.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 백지화를 놓고 말들이 많다. 특히 야 4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을 어겼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야당으로서 당연히 주장할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 선거 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달리 본다. 이번 백지화는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당초 공약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까닭이다. 잘못된 약속을 원 상태로 돌려놨다고 할까.
약속은 굉장히 중요하다. 또한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약속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그 약속이 잘못 됐다면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잘못 됐는데도 밀어붙인다면 그것이 더 큰 잘못이다. 그런 점에서 집무실 이전 백지화는 설득력이 있다. 다만 문 대통령도 백지화에 대해 언급은 있어야 할 것으로 여긴다.

나는 청와대 출입기자를 했기 때문에 구조를 잘 안다. 현재 대통령 집무실은 관저 가까이에 있다. 대통령이 출퇴근하는 모습을 일반 국민은 볼 수 없다. 만약 광화문 시대가 열렸다면 그 모습을 봤을 것이다. 그것을 아쉬워하는 국민들도 있을지 모른다. 대통령이 퇴근 길에 시민들과 소줏잔을 기울이는 모습도 그려볼 수 있다.

당장 야당은 공세를 폈다. 4당 논평이 비슷비슷하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의 논평이 더 눈에 띄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현실성 없는 거짓 공약으로 국민을 우롱한 문 정부는 국민께 사죄해야 할 것"이라며 "무능은 팩트, 위선은 일상, 거짓말은 현재 진행형인 문 정부는 더 이상 즉흥적인 포퓰리즘에 근거한 약속은 남발하지 마라. 준비 안 된 문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피로감이 높다"고 일갈했다.

정의당 정

호진 대변인도 "20개월 만에 허무하게 사라진 ‘광화문 대통령’ 약속은 2012년 대선 당시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오랜 공약(公約)이다. 퇴근길 대통령과 소주 한 잔을 상상했던 국민들은 면밀한 검토 없이 제시된 '공약'(空約)‘에 속이 쓰리다"면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바란 국민들 아쉬움과 실망감이 큰 만큼, 더 큰 소통 강화로 국민들의 쓰린 마음을 달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홍준 광화문대통령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은 지난 4일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집무실을 현 단계에서 광화문 청사로 이전할 경우 청와대 영빈관, 본관, 헬기장 등 집무실 이외 주요기능 대체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장기적인 사업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백지화를 발표한 셈이다. 광화문 이전은 이것으로 끝내자.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