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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ilitary]미해군 함포가 미사일을 잡는 법? 답은 초고속투사체(H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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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ilitary]미해군 함포가 미사일을 잡는 법? 답은 초고속투사체(HVP)

지난해 여름 림팩 훈련중 발사 시험...마하 3 속도

[글로벌이코노믹 박희준 기자] 미국 해군이 지난해 여름 함포를 이용해 순항미사일이나 공격용 무인기(드론)를 요격하는 시험을 벌였다. 미 해군은 현재는 날아오는 미사일을 값비싼 미사일로 대응하고 있다. 함포로 초고속 투사체(HVP)를 발사해 적의 순항미사일나 미사일 탑재 드론을 요격함으로써 비용도 절감하고 수많은 함포도 활용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미 해군의 순양함과 구축함은 모두 5인치, 127mm Mk 45 함포(모드4 62구경장) 로 무장하고 있는 만큼 HVP가 실전배치된다면 미 해군 수상함정의 미사일 방어능력이 급신장되는 것은 물론 수상전의 양상도 완전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

미해군 알리버크급 이지스함 듀이함. 함수에 5인치 함포(Mk 45 모드4 62구경장)이 보인다. 사진=미해군이미지 확대보기
미해군 알리버크급 이지스함 듀이함. 함수에 5인치 함포(Mk 45 모드4 62구경장)이 보인다. 사진=미해군

USNI뉴스 등에 따르면,미 해군 듀이(Dewey)함이 국제해군연합훈련인 림팩(RIMPAC) 2018에서 Mk. 45 함포로 HVP 20발을 발사해 순항미사일이나 무인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지를 평가했다.이 시험은 미 해군과 미국 국방부가 주도한 것으로 40년 넘은 기존 함포를 효과 있고 비용이 적게 되는 순항미사일과 드론 방어체계로 전환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연구의 하나로 마련됐다고 USNI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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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VP 란 Hyper Velocity Projectile의 머릿글자다. 당초 레일건으로 발사하기 위해 개발이 추진됐지만 신형장약과 탄체의 형상설계를 통해 구경 127mm 함포로 마하 3의 속도로 발사체를 쏠 수 있도록 만든 무기체계다.

Mk 45 함포의 포구속도는 마하 2.2이며 유효 사거리는 13마일(24.1km) 정도다. 분당 16~20발을 자동으로 쏜다.림팩 당시 시험에서는 마하 7.3으로 50마일까지 날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속도와 사거리가 세 배 이상 향상된 것이다. 통상 하마 5이상의 속도는 '극초음속'으로 분류된다. 이 포탄은 미 해군의 차세대 구축함 줌왈트급에 탑재된 155mm의 최신함포(AGS용으로 도입될 예정이었던 장거리 지상 공격 포탄(Long Range Land Attack Projectile)의 대체용으로 거론된 포탄 중의 하나라고 한다. 극초음속으로 날아가는 만큼 폭약이 필요없다. 순전히 운동에너지만으로 표적을 파괴할 수 있다.

MK 45 모드 2  54 구경장 함포.이미지 확대보기
MK 45 모드 2 54 구경장 함포.

오늘날 미해군은 함정방어를 위해 RAM, 시스패로 미사일(SSM) 개량형인 ESSM, 스탠더드 미사일-2을 요격용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 미사일들은 요격 능력은 탁월하지만 값이 비싼 게 흠이라면 흠이다. 추진체와 추적기를 달아서 단가가 높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램 미사일은 발당 100만달러, ESSM은 200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미 해군 메이슨함이 지난 2016년 10월 홍해에서 예멘 후치 반군이 쏜 대함 미사일 2발을 요격하기 위해 ESSM 1발과 스탠더드 미사일(SM)-2 두 발을 발사했을 때 '수백만 달러 교전'이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항모 칼빈슨함에서 발사되는 ESSM. ,사진=미해군이미지 확대보기
항모 칼빈슨함에서 발사되는 ESSM. ,사진=미해군


반면 HVP는 7만 5000~ 10만 달러 사이다. 우리돈으로 8000만원에서 1억 2000만원 사이다. 포탄이라는 점만 본다면 꽤 비싸지만 미사일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 수준이다. 게다가 미사일보다 훨씬 많은 양을 함정에 실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화력도 미사일을 압도한다. 분당 15발을 발사할 수 있다. 이런 점을 본다면 HVP가 미사일 대체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하겠다.

BAE사의 HVP개념도이미지 확대보기
BAE사의 HVP개념도


HVP는 미해군이 2012년부터 해온 레일건 연구에서 파생된 것인데 미 해군외에도 미 육군과 해병대도 기존 155mm 야포로 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레일건은 마하 7이상의 속도로 탄체를 쏘아 표적을 파괴하는 장점이 있지만 레일건 운용을 위해서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반면 연사 속도가 낮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미 해군은 1000문 이상의 5인치 함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은 2문, 알리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은 1문을 무장하고 있다. 주로 해안 공격용으로 쓴다. 아군 상륙군이 상륙하기에 앞서 해안에 있는 적진을 두들기는 데 쓴다. 유도가 되지 않는 만큼 포탄의 정확성이 낮다는 게 흠이다. 그리고 상륙작전도 드물다. 그렇기에 고속 미사일 시대에 함포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HVP가 실전배치된다면 미 해군 함정의 미사일 방어능력이 급신장되는 것은 물론 수상전의 양상도 완전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 굳이 레일건을 만들 필요도 없다. HVP를 연구하고 생산하는 BAE시스템은 "HVP지상과 해상 표적, 순항미사일과 로켓 대응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숙제는 있다. 표적까지 정확히 유도하는 함정과 야포의 전자유도체계의 개발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