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정치 철새들이 많다. 당장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부터 철새다. 민주당이 들이댄 잣대를 적용할 경우 이들 세 명도 무사할 수 없다. 철새들은 딱 한 가지다. 다음 자리를 노리는 것. 양심도 내팽개친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결정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이처럼 결정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두 의원이 입·복당을 신청하자 같은 지역에서 터를 닦아온 원외위원장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친문계 역시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최재성 의원은 지난 4일 당내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공식적인 반대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 때부터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점쳐졌다.
당장 두 의원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자업자득이다. 얼굴이 두텁다고 할까. 바른미래당이나 평화당도 두 손 들고 환영하지 않을 듯 싶다. 버린 사람을 순순이 받아줄까. 무소속은 힘이 없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적을 갖는다. 손 의원과 이 의원은 너무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려 했다. 멀리 내다보아야 하는데 욕심을 앞세웠다.
두 의원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소식이다. 손 의원은 입당이 불허된 뒤 "당의 공식기구가 결정한 사안인만큼 일단 그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당의 고민도 이해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민들의 요구와 민의가 반영되지 못한 것이 유감"이라며 "지역민들에게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즉각적인 반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큰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 철새는 비판받는 게 마땅하다. 그들은 양지만 좇는다. 유권자도 그런 사람들은 뽑지 말아야 한다. 또 뽑아주니까 이당저당 기웃댄다. 이제 정치 철새들도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심사가 까다로워진 까닭이다. 그냥 오면 무조건 환영하는 시대가 지났다.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또 배신한다. 민주당의 이번 결정은 배신의 계절에 통쾌한 한 방으로 다가온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