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치부 기자를 오래 했다. 정치 담당 논설위원을 했고, 지금도 주필로 칼럼을 쓰고 있다. 직접 정치는 하지 않았지만 옆에서 많이 지켜봐 왔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던가. 그런 맥락에서 정치인 황교안에게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정치판은 내가 그보다 먼저 들여다 봤다. 황교안은 초짜. 초년병이나 마찬가지다.
말 실수를 최대한 줄여라. 사람인 탓에 말 실수도 할 수 있다. 그럼 이 때다 하고 달려들어 하이에나처럼 물어뜯는다. 그렇다고 공자 같은 말만 해서는 안 된다. 방향성이 분명해야 한다.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고 해서도 안 될 일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처럼 말을 할 때마다 실수를 하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
자기 자신만 믿어라. 정치판에 믿을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게 사실이다. 측근이란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자기 이익을 앞세우는 그들이다. 언제 얼굴을 바꿀지 모른다. 멀리 보지 마라. 이명박 박근혜의 측근인양 했던 사람들을 보라. 자기 스스로 냉철해야 한다. 황교안은 냉철한 사람 맞다. 나도 그의 그런 점은 평가한다.
어차피 한 쪽의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한국당은 친박 아니면 비박이다. 아직도 바뀌지 않았다. 그것을 깰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텐데 쉽지 않을 게다. 가장 바뀌지 않는 곳이 정치판이다. 한 번 판을 깨기 위해 시도는 해봐라. 황교안이니까 할 수 있는 대목도 있을 것으로 본다. 정치를 쭉 해온 사람은 절대로 할 수 없다.
그리고 겸손해야 한다. 물론 황교안은 자기를 낮출 줄 안다. 지금보다 더 낮추면 훨씬 많은 기회가 오리라고 확신한다. 나는 이것을 겸손의 리더십이라고 한다. 황교안은 독실한 크리스찬. 더 섬기면 된다. 모든 사람들을 껴안아라. 네편, 내편 나누면 다른 정치인과 차별화가 안 된다. 황교안은 포용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게 입증되면 탄탄대로를 걸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은 황교안 자신에게 달려 있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