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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 미술관 관람기록 깬 박종용 개인전 화제…‘관객의 시대’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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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 미술관 관람기록 깬 박종용 개인전 화제…‘관객의 시대’ 열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박종용 개인전에 관람객이 운집해 단관 개인전 관객 기록을 깨 화제다.이미지 확대보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박종용 개인전에 관람객이 운집해 단관 개인전 관객 기록을 깨 화제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지난 19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된 박종용 전시회가 개막일에 한가람미술관 개관 30년 이래 단관 개인전 관객 기록을 깨 화제다.

이날 300여명을 상회하는 최다 관람객이 운집하였고, 소문을 타고 다음날 20일까지 1000여 명의 관람객이 모여 위대한 감상자들의 시대를 열고 있다. 전시 역사를 갱신하고 있는 박종용의 작품들은 수행과 노동의 결과물이다.
화운당(花雲堂) 박종용 화백(백공미술관 관장)이 캔버스에 고령토, 석채로 빚은 회화 40점, 설치미술 3점 등 2018년 주류의 신작으로 꾸린 ‘무제’의 행진인 15년만의 개인전에 문화ㆍ예술계 인사들은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상이 현실로 바뀐 전시장은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고, 이런 의미 있는 전시회 상황은 전시회 마지막 날인 27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이 박종용 개인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이 박종용 개인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열두 살에 붓을 들어 화업(畵業) 50년에 걸친 ‘점’의 작가 박종용 전시회의 개막 축사에서 고학찬 예술의전당 대표의 말처럼 “예술의전당 개관 30년 동안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신 건 처음”이며, “몇 시간이고 앉아서 감상하는 특별한 전시”라고 밝혔다. 또 임홍순 서울문화사학회장은 “모든 위대한 작품은 위대한 감상자들과 함께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10여 년 전부터 구상회화의 한계를 넘어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는 근원예술 작업으로 한 점 한 점을 찍어 화폭에 담아왔다. 설악 도인처럼 묵언 정진하며 차원이 다른 새로운 예술세계 창조를 위한 수행과 노동의 미학으로 스스로를 단련시켜 나아갔다. 명상과 신비를 내포한 수많은 형상(‘결)이 창작되어 찬란한 빛으로 은은하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림신동’ 시대, 구상 작가 시대를 거쳐 본질 탐구 시대에 이른 작가가 자신의 예술혼을 모두 쏟아낸 작품마다 만개 이상의 점들이 분열, 확산을 거듭하면서 무한의 우주를 향해 있다. 명상과 신비를 담은 작품들을 아침 고요를 위해 피어오르는 안개 같으며, ‘예술은 감동’이라는 진리가 내재되어 있다. 그의 작품들은 순수하고 가식이 없는 눈물과 땀의 결정체이다.

내고(乃古)와 운보(雲甫)가 후계자로 점지했던 박 화백은 이번 전시를 통해 고난과 은둔의 작가에서 우주의 이치와 생명의 운율을 시각화하는 생명의 작가로 부활하여 화단에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켰으며 예술인생의 새로운 이정표를 구축하고 있다. 예술가로서 순명(順命)을 다하기 위해 치열한 예술혼을 불태움으로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온몸으로 보여 주었다.

인고의 세월 동안 어둠의 동굴에서 노예처럼 수많은 점들을 찍어내면서 새 생명을 찾아내기 위해 몸부림친 오브제들이 알몸을 드러내면서 수많은 감시(관람)자들의 매서운 눈초리에 포위되었다. 팽팽한 긴장감이 일었던 두려움은 웅성거림과 함께 찬사로 바뀌었고,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 졌다. 눈물과 땀으로 직조한 작품에 대한 감상자들의 순수한 반응이었다.

관람자들이 자신의 느낌대로 제목을 붙이도록 모두 ‘무제’로 배려하였다. “수많은 점들을 찍다보니 저절로 탄생되었다. 땀의 결정체 일 뿐이다.”라는 작가의 말에서 겸허의 미덕을 발견한다. ‘생명갈구와 평화기원의 판타지아’가 울려 펴지고 있는 박종용의 전시는 예술가의 예술에 대한 기본적 태도 및 사명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기해년 벽두부터 경이적인 관람객들을 불러 모아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뜨거운 갈채를 받으면서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이번 박종용 개인전은 잠들어 있는 예술가들의 영혼을 일깨우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삶의 짧은 기간에 개인전이 남발되는 상황에서 제15회 박종용 개인전은 ‘예술은 무엇인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내려주었고, ‘충격적 ‘감동’을 주었다.

화운당 박종용 화백은 예술가들은 가식 없이 오로지 땀 흘려 노력해야 한다는 삶의 가치를 몸소 보여 주었으며, 평가는 관람들의 몫이라는 냉정한 현실도 재확인시켜 주었다. 은은한 빛깔로 삶의 의미를 곱씹으며 우주적 질서에 순응하자는 박종용 화백의 원대한 예술세계 확장과 그 기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작가로서의 변함없는 정진을 기대한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