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는 그동안 JTBC는 특정인을 위해 방송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자신의 일이 터지자 그것을 사용했다. 내로남불이라 할까. 나도 어제 잘 보지 않는 JTBC 밤 8시 종합뉴스를 봤다. 그런데 손석희가 해명부터 먼저 시작했다. 물론 관심사이기는 했다. 방송을 그대로 할 지도 궁금했다. 그렇더라도 방송은 이용하지 말았어야 했다.
“뉴스 방송을 자기변론의 기회로 활용하는 거 자체가 정상이 아니다. 저게 손석희의 민낯이겠지. 저런걸 우상화하는 그 수준이 이 대한민국의 민낯이고”라는 댓글도 올라왔다. 물론 손석희를 두둔하는 댓글도 적지 않다. 손석희가 공방을 벌일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말해야 한다. 잘못이 있다면 그대로 밝히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는 게 마땅하다.
칼럼을 쓰는 나에게도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제보가 들어온다. 제보에 따르면 손석희 사장이 2017년 4월 16일 일요일 밤 10시 경기도 과천시 소재 한 주차장에서 접촉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라고 한다. 여기에 동승자가 있었다고 한다. 손석희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김모씨의 얘기가 서로 다르다.
앞으로 동승자 논란이 핫 이슈가 될 것 같다. 피해자들은 조수석에 젊은 여성이 동석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손 사장은 90세를 넘은 자신의 어머니가 타고 있었다고 말한다. 일요일 밤에 노환이 깊은 어머니를 과천까지 이동시킨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설득력 있게 해명하지 못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손 사장은 “누구의 집에 모셔다 드렸냐”는 질문에도 “모른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언론은 신뢰가 생명이다. 손석희가 어물쩍 넘기려고 해서는 안 된다. 어쨌든 사건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뉴스룸에서 팩트 체크를 하듯 자신의 사건도 그런 자세로 풀어야 한다. 나도 오풍연 칼럼방이라는 1인 유료매체를 운영하고 있다. 비록 독립언론이지만 신뢰를 첫 번째로 여기고 있다. 무엇보다 팩트를 중시한다. 그런 다음 내 생각을 옮긴다. 손석희 사건도 팩트를 눈여겨 보고 있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정직한지.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