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이벤트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지지율도 오른다. 황교안이 빠진다고 생각해 보라. 누가 관심을 갖겠는가. 마이너들끼리 경쟁할 건가. 영입인사에게까지 이런 잣대를 들이대면 들어오려고 했다가도 달아나겠다. 배후세력으로 김병준 김무성이 꼽힌다. 정신 나간 사람들이다. 지금은 덧셈 방식을 써야 한다. 당세를 키우려면.
왜 황교안은 안 되는지 들여다 보자. 지난 15일 입당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한 '책임 당원'이 아니기 때문에 전당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황교안 측은 "이 문제는 대승적 차원에서 모두가 참여하는 가운데 당이 발전하는 방향으로 결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해 11월 29일 입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이 룰의 적용을 받으면 출마가 어렵다.
27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의원은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보수 정당이 당헌·당규에 맞는 결정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심재철 의원도 같은 주장을 폈다. 황교안에게 피선거권을 줄 수 없다는 얘기다. 반면 원유철 박완수 김태흠 이장우 의원 등은 "모든 후보에게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한국당 전당대회 의장인 한선교 의원은 후보 자격에 대한 유권해석을 당 선관위에 공식 요청했다. 선관위가 책임 당원 자격 부여 여부를 결정해 비대위에 의결을 요청하면 비대위가 최종 결정하게 된다. 김병준 비대위가 칼자루를 쥔 셈이다. 만약 비대위에서 불가 결정이 나면 후폭풍은 걷잡을 수 없을 것 같다. 과연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을까.
황교안 오세훈이 못 나온다면 또 다시 홍준표가 득세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이번 한국당 전당대회는 셋의 대결로 볼 수 있는 까닭이다. 둘이 빠지면 컨벤션 효과도 떨어질 게 틀림 없다. 야당은 시끌벅적해야 한다. 치고 받고 하면서 관심을 모은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진행돼 있다. 이것을 인위적으로 막으면 안 된다.
황교안은 29일, 홍준표는 30일, 오세훈은 31일 각각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야당의 진입 장벽은 낮을수록 좋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