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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英 BOE, 베네수엘라가 맡긴 12억 달러 규모 '황금 인출'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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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英 BOE, 베네수엘라가 맡긴 12억 달러 규모 '황금 인출' 거부

BOE, 미국의 압력 때문에 인출 거부?
BOE의 금고에는 얼마나 많은 황금이 저장되어 있을까?

미국에 의해 자금줄이 막힌 마두로 정권은 베네수엘라가 영국에 맡긴 '황금' 자산에 대한 인출을 요구했으나, BOE가 이 요구사항을 묵살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 의해 자금줄이 막힌 마두로 정권은 베네수엘라가 영국에 맡긴 '황금' 자산에 대한 인출을 요구했으나, BOE가 이 요구사항을 묵살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미국과 영국의 압력으로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이 완전히 고립되는 위기에 처했다. 미국의 원유 수입 권한을 과이도 임시대통령에 빼앗긴 데 이어 영국에 보관했던 안전자산 '황금'마저 인출을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24일(현지 시간)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입에 대해 임시대통령 취임을 선서한 야당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에게 확실히 배정될 수 있도록 할 방침임을 밝혔다. 당시 볼튼 보좌관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비정통적인 마두로 정권의 자금줄을 끊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번 일은 미국이 과이도를 임시대통령으로 승인하고, 원유 수입을 정통적인 정권에 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과 일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금줄이 막힌 마두로 정권은 베네수엘라가 잉글랜드은행(영국 중앙은행·BOE)에 맡긴 '황금' 자산에 대한 인출을 요구했다. 그런데 BOE가 이 요구사항을 묵살했다. 은행이 한 국가의 정부가 맡긴 계좌를 동결시킨 것으로, 이 모두가 마두로 정권의 자금줄 끊겠다고 선언한 미국의 압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마두로 정권 측은 12억 달러(약 1조3414억 원) 규모에 달하는 금을 맡고 있던 BOE에 요구했지만, 폼페오 국무장관과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측에 의한 영국으로의 적극 요청에 따라 BOE가 이 요청에 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마두로 정권에 우호적인 베네수엘라 현지 언론이 일제히 전파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BOE의 이 같은 인출 거부가 단순히 미국의 요청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마두로 정부는 지난해 BOE로부터 황금 5억5000만 달러 규모를 본국으로 송환하려고 시도했으나 당시에도 실패한 전례가 있다. 그런데 국제 황금 보유와 관련된 국제적인 이슈에도 불구하고 BOE는 "은행은 모든 업무에서 최고 수준의 리스크 관리를 준수하고, 적용 가능한 금융 제재를 포함한 모든 관련 법률을 준수한다"고만 말할 뿐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BOE의 행동과 함께 금의 공개마저 꺼려하는 태도에 대해 혹시 "맡겨뒀던 금을 이미 다른 곳으로 빼돌렸을" 가능성 등 추측만이 난무하다. BOE가 서둘러 금을 공개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의문은 자칫 비난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