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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경영 보폭 넓히는 이재용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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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경영 보폭 넓히는 이재용 부회장

내달 초 첫 행선지 중국 반도체 공장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글로벌이코노믹 민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달 초 중국 시안반도체 공장을 찾는다. 새해부터 현장경영 보폭을 넓혀온 이 부회장이 ‘반도체 위기’ 진원지인 중국을 첫 해외 출장지로 정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실적 부진 등 반도체 위기론 속에서 “진짜 실력은 이제부터”라며 자신감을 보였던 만큼 이 부회장이 이번 중국 방문에서 반도체 위기에서 탈출하는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월초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시안 공장을 방문한다. 중국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반도체 생산공장이다.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강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이른바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가운데 시안 공장은 중국 심장부에서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7조원 규모를 투자해 올해 완공을 목표로 제2 공장을 건설 중이다. 2공장이 양산에 들어가면 시안 공장의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초호황’으로 최고 실적 경신을 이끌어왔지만 올해는 반도체 부진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 부회장이 새해 벽두부터 반도체 기흥사업장을 찾는 등 반도체 분야에서 보여준 우려와 맥을 같이 한다.

중국은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요 거래국이다.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1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한국 전체 수출 비중의 20%에 이르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28.8%나 줄어들었다. 특히 지역별로 중국 수출이 같은 기간 22.5% 대폭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이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5세대 이동통신(5G)'에 중국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등 반도체 수요 변동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를 감안해 이 부회장이 중국 시안 방문을 계기로 반도체 출하량을 늘려 점유율을 높여갈지 아니면 반대로 반도체 과잉공급에 편승하지 않고 공급량을 줄여 수익성을 확대해 나갈 지에 대한 구체적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안 출장을 시작으로 이 부회장이 5G, 인공지능(AI), 바이오, 전장부품 등 ‘4대 미래성장 사업’ 을 늘리기 위해 세계 현장을 누비며 공격적으로 신사업 개척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삼성의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에 주력해온 이 부회장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화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5G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이 부회장이 올해 처음 현장을 방문한 곳도 경기도 수원사업장의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이다.
지난해 이 부회장은 유럽과 북미 지역 등을 오가며 AI 사업에 힘을 실었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한국 AI센터를 시작해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등 7곳에 AI 연구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부진 상황 속에서 이 부회장이 중국 현장을 찾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라며 “반도체 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4대 미래성장 사업 추진을 위해 글로벌 현장 경영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철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