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부 언론은 복수의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EU 반독점 당국이 계획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보도했다. 하지만 이날 알스톰의 발표는, 지난해 무산될 위기에 처한 양사의 통합 계획이 승인을 위한 노력에 치중한 결과, EU 반독점 당국의 승인을 위한 조건에 양사의 합의가 근접했을 가능성을 나타낸 것이다.
당초 지멘스와 알스톰의 철도부문 통합이 이루어지면 다른 경쟁사들의 3배 규모에 이르게 되어, 사실상 유럽에서 가장 큰 철도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독일과 프랑스 정부, 그리고 양사의 경영진들은 철도부문의 통합이 세계 최대의 열차 제조사인 '중국중차(CRRC)'에 맞서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유럽연합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독일 지멘스와 프랑스 알스톰의 철도부문 통합 계획이 요금 상승, 탑승자 선택권의 제한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물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이 같은 조치가 유럽 내 산업의 '공정 경쟁력'을 해친다는 입장으로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베스타게르 위원의 제안을 무시할 수만은 없었다.
이에 따라 유럽 최대의 철도 공룡기업의 탄생은 미궁으로 빠졌다. 하지만 양사의 노력에 의해 끝내 합의점은 도출되었으며, 이제 반독점 당국의 선택만 남은 상태다. 결정은 오는 2월 6일에 발표될 전망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