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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멤버스, 롯데카드 매각에 자회사 처리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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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멤버스, 롯데카드 매각에 자회사 처리 '골머리'

롯데카드 로고 (이미지=롯데카드)
롯데카드 로고 (이미지=롯데카드)
[글로벌이코노믹 이효정 기자] 롯데카드 매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롯데그룹의 회원 관리를 담당하는 계열사인 롯데멤버스의 입장이 난감하다. 롯데멤버스가 롯데카드 밑의 하나의 사업부로 있을 때 설립했던 해외 법인들이 아직도 롯데카드 자회사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제 롯데멤버스는 롯데그룹 간판을 떼는 롯데카드 아래 있는 자사의 해외 법인들을 자금을 들여 사와야 하는 아이러니한 입장에 놓인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매각 주관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롯데카드 매각을 위해서 이날 오후까지 예비입찰을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받는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실사를 위해 본입찰을 거치게 되고 이후 최종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된다.
롯데카드 매각이 결정되면 카드사 아래 속해 있던 자회사들도 모두 새 주인을 맞게 된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회사를 매각할 때 매수자가 어떤 특정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롯데카드의 종속기업(자회사)은 보통 묶어서 함께 팔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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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롯데카드 매각 작업이 진행되면서 롯데멤버스가 바빠지고 있다. 롯데멤버스는 롯데카드와 별개의 기업이지만. 현재 롯데멤버스의 해외 법인들이 롯데카드의 자회사로 돼 있기 때문에 이를 롯데카드로부터 사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롯데카드는 롯데멤버스의 중국(Lotte Members China) 법인과 베트남 법인(Lotte Members Vietnam)에 각각 지분 100%를 갖고 있고, 인도네시아 법인(PT. Lotte Members Indonesia)에 99%를 갖고 있다. 이들 해외 법인들은 법적으로는 롯데카드의 자회사여도 실질적으로는 카드업을 하지 않는 롯데멤버스 해외 지사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멤버스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 롯데카드로부터 롯데멤버스의 해외 법인들을 사오려고 준비중에 있다"며 "회계법인을 통해서 제3자가 적정하게 평가하는 방법 등과 같은 공정한 절차를 거쳐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에는 롯데멤버스의 현지 법인이 롯데카드 자회사여도 같은 그룹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 롯데카드 매각으로 인해 카드사 주인이 바뀌게 되니 지금이라도 롯데카드에서 자사의 해외 법인들을 분리시켜야 하는 것이다.

롯데멤버스가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 것은 롯데멤버스의 태생이 카드업과 유통업의 결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롯데멤버스는 애초에 롯데카드 사내에서 고객을 관리하는 부서였다.하지만 2015년 1월 롯데카드로부터 인적분할하면서 롯데카드 소속 시절 해외에 세운 법인들은 그대로 두고 나왔다. 롯데멤버스 인도네시아 법인과 중국 법인은 각각 2013년 4월, 2014년 5월에 설립됐다. 베트남 법인은 설립일인 2015년 6월 이전부터 롯데카드가 주체가 돼 설립 절차를 추진했다.

롯데멤버스 관계자는 "자사의 해외 법인들은 롯데카드에서 인적 분할하기 전에 설립했다. 베트남 법인도 설립은 2015년 6월이지만 준비는 그 전부터 현지에서 진행됐다"며 "인적분할 당시에는 해외 법인들을 설립한지 3년이 안돼 바로 분할하면 세무나 법적인 문제 때문에 해외 법인들을 못가져왔다. 투자 신고 절차가 복잡하고 투자 주체를 바꿔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고 말했다.

롯데멤버스는 백화점, 마트 등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나 제휴가 된 기업들의 회원을 관리하고,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지원서비스 기업이다. 카드업에서 출발하다보니 카드사 내부의 고객 빅데이터는 물론 유통 계열사를 통한 고객 정보의 축적으로 국내에서는 엘페이(L.Pay)와 같은 간편결제 시장에 진출해 있다.

특히 해외에 있는 법인들은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의 고객 빅데이터가 축적돼 있어 해외 현지 시장을 들여다보는데 유용하다. 현재 해외 법인들의 경영 상황이 녹록치 않더라도 롯데멤버스가 이들을 사들어야 하는 이유다.

롯데멤버스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누적 당기순손실은 2억3100만원이다. 중국 법인은 4억4300만원의 손실을 냈고, 베트남 법인은 4억6300만원의 적자를 봤다. 특히 중국 법인의 경우 설립 이후 현재까지 이익을 낸 적이 없으며, 중국 내 롯데마트 철수 등의 영향으로 청산을 진행 중에 있다.

해외 법인을 사들여야 하는 롯데멤버스의 경영상황도 그리 좋지 않다. 2017년 말 기준 55억57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전년도(당기순이익 15억900만원)에 비해 적자 전환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28억9900만원이다.

한편, 현재 롯데멤버스의 지분은 롯데지주가 93.9% 갖고 있다. 롯데캐피탈은 4.60%, ㈜부산롯데호텔은 1% 보유하고 있다.


이효정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