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포스코 등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인 지난 2일 오후 포항제철소 내 지상 35m 부두 하역기 점검 작업을 하던 김 모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했고, 병원으로 후송 됐지만 오후 7시 경 결국 사망했다. 인턴 사원을 교육 중이던 김 씨는 인턴 사원을 홀로 남겨둔 채 자리를 비웠고, 연락이 끊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달리 유족이 요청한 부검 결과 김 씨의 췌장과 간장막 등 장기파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사 뿐 아니라 산업재해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의 초기 조사도 의심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 씨가 사망 당시 입고 있던 작업복에서 사고사 뿐 아니라 산재로 의심할 만한 흔적이 담긴 김 씨의 작업복 사진이 <평화뉴스>를 통해 공개됐다. 유족측이 이 언론을 통해 공개한 김 씨의 작업복 하의에는 기게와 기계 사이에 말려들어간 듯 찢어지고 기름 잔여물이 잔뜩 묻어있다.
김 씨의 여동생은 이 매체를 통해 “옷이 다 끌려 들어갔고 (김씨)복부엔 피멍과 긁힌 자극이 있었다”며 “(신체에는)무언가에 심하게 눌려 큰 자국이 났고 시퍼런 멍도 있다. 옷에 묻은 기름은 롤러 기름 자국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옷만 봐도 사고사나 산업재해가 확실해 보이는데 왜 심장마비로 돌연사했다고 한 건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유족측은 포스코의 산재 은폐 시도를 위한 노동부와 경찰의 동원 의혹도 제기했다. 사건 발생 직후 포항남부경찰서와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포스코와 함께 초기 조사를 벌였다. 여동생 김 씨는 “옷만 봐도 사고사로 보이는데 첫날 경찰은 돌연사라고 했고, 노동청 감독관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면서 “부검결과가 나온 뒤에야 산재로 방향을 틀어 수사하는 모양인데 우리가 가만히 있었다면 조용히 묻으려고 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나타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포스코는 8일 밤 입장문을 통해 “당사 직원의 고귀한 목숨이 희생되신 데 대해 안타까운 심정”이라면서 은폐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 회사는 “지난 4일 유족의 요청에 의해 부검을 실시한 결과 고인의 췌장과 간장막이 파열된 것으로 나타나 현재 경찰, 과학수사대,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에서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신속한 상황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관계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여 사망경위를 밝히는 데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을 왜곡할 이유와 여지가 전혀 없다”면서 “일부에서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을 확산시키고, 심지어는 당사가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는 등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현재 경찰은 산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민철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