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10일 발표한 ‘2018년 10대 자동차 생산국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대비 2.1% 감소한 402만9000대에 그쳤다. 세계 자동차 생산량 순위도 6위에서 7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2017년 생산량 7위였던 멕시코는 전년대비 1% 증가한 411만대를 생산하며 한국을 제치고 6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이유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들 나라에 비해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대신 임금은 상대적으로 높다. 그럼 답이 나오지 않는가. 그동안 한국차는 품질보다 가격경쟁력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마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중국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인도와 멕시코의 기세도 무섭다. 가격경쟁력에서 이들 나라를 이길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강성 노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걸핏하면 파업을 하고, 임금을 올려달라고 떼를 쓴다. 회사는 거기에 손을 들고. 그러면서 무슨 경쟁력 얘기를 할 수 있는가. 나도 민주노총 산하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노조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회사의 파이를 더 키운 다음 배분을 요구해야 한다. 그런데 익기도 전에 파이부터 달라고 요구하니 회사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설 익은 열매를 따먹으려 한다고 할까.
노조와 회사는 함께 가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1인당 생산성을 더 높여야 한다. 차량 1대당 평균 생산시간(HPV·Hour Per Vehicle) 지표에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력은 이미 ‘낙제점’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15년 기준 현대자동차 국내공장의 HPV는 26.8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 포드(21.3시간), GM(23.4시간) 등 주요 경쟁사들보다 길었다.
반면 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평균 임금을 조사한 결과 한국 완성차 5개사의 임금은 9213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도요타의 평균 임금은 9104만원이었고, 폴크스바겐 역시 8040만원으로 국내 완성차 평균을 밑돌았다.
노조도 똑똑히 보아라. 뭘 해야 될지 답이 나와 있지 않은가. 이대로 가다간 자멸할 수도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