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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정의선 리더십을 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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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정의선 리더십을 주시한다

'정기 공채' 폐지 등 잇따라 파격 선보여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오풍연 칼럼은 주로 정치 분야를 많이 다룬다. 그만큼 정치 이슈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제 분야는 덜 꼼꼼히 본다. 그런데 두 가지가 눈에 띄었다. 하나는 현대기아차가 재계 서열 3위로 밀릴 수 있다고 했다. 또 하나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리더십이 성공할 수 있느냐였다. 둘다 관심이 가기에 기사를 눈여겨 보았다.

먼저 본 뉴스. SK의 질주. 조만간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재계 서열 2위로 올라갈 것 같다는 분석이다. 최태원 회장의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이닉스 인수가 그것을 말해준다. 지금 하이닉스는 SK 최고의 효자. CEO는 이런 안목이 있어야 한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경쟁력 상실이 직접적 원인이다. 여기에 노조도 한몫(?) 하고 있다. 올 연말쯤 희비가 갈릴 가능성도 있다.
때문인지 두 번째 뉴스인 정의선 리더십이 더 눈에 들어왔다. 과연 SK를 누르고 재계 2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정의선은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할아버지 정주영, 아버지 정몽구 회장 때라면 생각지도 못할 일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재계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파격적이다.

인사 및 채용, 조직문화, 경영 방식 등도 바꾸고 있다. 삼성 등 다른 그룹과 보조를 맞추던 관행을 깼다. 대표적 사례가 ‘정기 공채’ 폐지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부터 정기 공채를 완전히 없애고 수시 채용을 도입했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국내 10대 그룹 중 전면적인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것은 처음이다.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신문사 사장이 한 말이다. “공채로 수습기자를 10명 뽑으면 4~5명 정도 건집니다”. 쓸만한 인재는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경력기자 채용이다. 그 신문은 진작부터 순혈주의를 파괴했다. 외부 수혈을 함으로써 긴장관계를 불어 넣은 것. 결과는 성공적이다. 현대차도 수시 채용이 성공할 것으로 본다.

그룹 내 소통 방식도 바꿨다고 한다. 보고와 정보 공유 위주의 임원회의는 없앴다. 대신 임원 토론을 강화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실장 또는 본부장 이상 임원들에게만 대면 보고를 받던 기존 관행도 폐지했다. 필요한 경우 직급과 상관없이 담당 실무자를 불러 직접 설명을 듣는다. 단순히 보고만 받는 게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의견을 구한단다.

올초 3년 만에 열린 그룹 통합 시무식에서도 ‘파격’을 선보였다. 그는 처음으로 그룹 시무식을 주재하면서 매년 시무식 무대를 가득 메웠던 경영진 전용 좌석을 모두 치웠다. 대신 자신부터 말단 사원까지 같은 객석에 앉았다. 시무식은 기존과 달리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했다. 정의선의 머리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우선 신선하다. 이제는 틀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경쟁력 확보가 우선이다. 정의선 리더십을 주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