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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도전의 파고' 넘어 초일류 글로벌 기업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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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도전의 파고' 넘어 초일류 글로벌 기업 만든다

공격적 M&A로 SK그룹 글로벌 지평 넓혀
지주사 이사회 의장 사퇴, 선진화 경영시스템 마련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 투영시킨 경영 변화 시동
반도체 위기론 속에서도 용인에 120조 투자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만들어
‘불황기에 공격적 투자 전략’ 여전한 과감한 결단력

[글로벌이코노믹 민철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4일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M15 반도체공장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4일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M15 반도체공장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올해 최태원(59) SK그룹 회장의 경영행보는 도전의 연속이다.

익히 알려진 최 회장의 과감한 결단력은 SK그룹을 현재의 글로벌 기업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던 토대다. 재계 안팎으로 기업 인수합병(M&A)의 귀재로 불릴 만큼 최 회장의 도전과 통찰력은 최종현 선대 회장의 과감한 결단력을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회장은 최근 SK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자리잡은 (주)SK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 E&S·SK네트웍스 등 핵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주)SK 의장을 내려놓겠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통상 총수 일가가 지배력과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지주사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지배력 뿐만 아니라 영향력까지 축소될 수 있음에도 최 회장은 지주사 의장직을 포기하겠다는 용단을 내린 것이다.

최 회장의 이같은 결정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배구조 투명성을 확보하고 이사회가 경영진을 독립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구조적 장치를 마련해 글로벌 기업의 경영시스템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최 회장의 승부수로 읽힌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업체들의 추격과 이에 따른 '공급 과잉' 등으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최 회장의 반도체 승부 기질이 발휘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해 경기도 용인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한 것도 최 회장 결단이 담긴 사업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용지 조성과 기초 공사에만 약 1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클러스터 조성을 끝내고 반도체 공장 4곳을 건설한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은 반도체 ‘초격차’ 유지와 함께 제조업 활력 제고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진 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최 회장의 경영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최 회장은 ‘불황기에 공격투자’ 전략을 구사해왔다. 그는 대내외적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이에 위축되기 보다는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주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청주 M15 반도체공장에 이어 2018년 12월 경기 이천시의 M16 반도체공장을 신설하는 등 일각에서 제기하는 반도체 고점 논란 속에서도 최 회장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SK하이닉스 인수는 최 회장의 ‘신의 한 수’로 꼽힌다. 자칫 모기업까지 위태로운 상황에 빠질 수 있었지만 최 회장은 지난 2011년 주위 반대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 인수를 강행했다. 결국 SK그룹은 하이닉스 인수로 에너지·화학과 ICT(정보통신기술)라는 양대 성장축에 ‘반도체’라는 제3의 성장축을 더했다. 이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40조4451억원으로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일궈냈다.

성공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 SK실트론은 최 회장이 LG그룹으로부터 인수한 뒤 새로운 효자 계열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 회장이 직접 나서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지분 투자 건을 성사시킨 것 역시 대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여기에 최근에는 케이블TV 업계 2위 티브로드의 합병을 검토하는 등 최 회장은 오늘도 거침없는 M&A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철 기자 minc0716@g-enews.com